유로존 지도부, 이탈리아 우려 진화 나설까

입력 : 2013-03-04 오후 5:19:15
[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4일(현지시간)과 5일 연이어 열리는 유로존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의 주요 화두는 이탈리아 정치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주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 이후 유로존에서 제기되는 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나눌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탈리아 문제 외에 삭감된 예산의 통과 여부와 스페인 은행 구조조정, 키프로스 등 위기국 지원, 경기해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총리 당선자가 이끄는 중도좌파민주당이 총선에서 상원 장악에 실패함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정치적 불안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투자자금이 빠져나가 채무위기가 재현될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총선에서 약진한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당수가 유로존 잔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한 것도 위험요소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베르사니는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이어서 정계에서는 그가 그릴로에게 연정을 제안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그릴로가 유로존을 탈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자 친 EU 진영인 베르사니의 중도좌파민주당과 오성운동이 손잡기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유로존 지도부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로존 경제에 차질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남유럽을 중심으로 반긴축, 반유로 분위기가 짙어지는 것도 정치적 불안을 부추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탈리아가 하루빨리 연정을 구성해 정치적 안정을 찾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탈리아는 수많은 위기를 해쳐 왔으며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지난달 예산적자 감축 목표기한을 1년 연장해 달라는 입장을 밝힌 포르투갈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공공부문 구조조정 규모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그리스와 보수 야당 후보가 대대통령에 당선된 키프로스 지원방안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축과 고실업등 경제문제 해법도 이번 회의의 주된 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발표된 유로존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9로 위축세를 이어갔다.
 
1월 실업률 역시 11.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이번 회담에서 경제살리기에 대해 어떤 언급이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유럽 경제가 살아나려면 기존의 긴축안이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탈리아에 "더이상 유로존 국민들을 흔들지 말라"며 긴축 유지와 구조조정을 종용하고 있다.
 
티토 보에리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 경제학 교수는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존이 긴축 강도를 조율하는 등 이탈리아 민심을 달래는 조치가 나올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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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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