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난해 11월 박재식 사장(
사진)을 수장으로 맞은 한국증권금융이 변신을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이 취임 초기 그려왔던 ‘증권금융 조직개편’에 시동을 걸겠다고 밝힌 것이다.
박 사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증권금융에 대한 ‘방만 경영’ 빈축도 이젠 지겹다. 탈피해야 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직원 개인을 본연의 역할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곳으로 재배치해 조직 전체가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토록 해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다만 “조직 슬림화가 목표는 아니다. 환경변화에 맞춰 기능을 재조정한다는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장기화된 저금리 체제 속 실적부진으로 증권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증권금융의 각종 시스템 전산화로 대두된 잉여인력 문제도 논의 중이다. 박 사장은 “가급적 새 분야에 인력을 투자해 업무 다각화를 구상 중”이라며 “이미 일부 조정을 거쳤고 상당부분 진행됐다”고 말했다.
취임 후 90여일, 증권금융의 소통 문화도 어느 정도 정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은 이른바 ‘인트라넷(사내 정보전달시스템) 댓글달기 운동’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내부불만을 표출하고 조직원 간 공감대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에서다. 인트라넷 댓글 가운데 천편일률적인 내용은 없다고 했다. 직원들만의 철저한 자유공간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해방구‘는 될 수 있을지언정 압력 아닌 압력이 돼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당근책도 준비 중이다. 질책보다는 칭찬하는 문화를 강조한다는 박 사장이다.
최근에는 신입 채용에도 직접 나섰다. 취업준비생들의 증권금융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평가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증권금융에 대해 그들은 크게 세 가지 매력을 꼽았다. 안정적이면서 복지혜택 수준은 높고 첨단금융을 다룬다는 점에서였다. 특히 안정성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미래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취임 후 두 달여 고민 끝에 지난달 16일 ‘토요일 워크숍’을 강행한 배경이다.
박 사장은 “외부 컨설팅 용역도 생각해봤으나 내부 직원이 고민해 직접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12개 분임토론을 거쳤다. 발표자는 추첨을 통해 정해 직급을 구분 짓지 않았다. 한 시간 가량의 토론에서 꽤 많은 조직문화 개선방안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 쏟아진 개선방안은 오는 4월 사업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박 사장은 “4월1일부로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다. 그보다 앞서 취임 100일을 맞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다만 상생차원에서 업계 상황에 발맞춰 의욕적인 사업계획보다는 안전하고 보수적인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