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조직법 퇴로찾기 '고심'

입력 : 2013-03-07 오후 5:36:13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란 늪에서 한 발짝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타협안을 내놓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공회전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 입장을 고수할 명분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여론의 따가운 눈총만 쌓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이 대결보다는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대표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법률을 원안대로 국회의장에 직권상정을 요청하자고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할 경우 국회의장 직권으로 법안을 직권상정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원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한 뒤 수정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표결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자는 게 새누리당 측의 입장이다.
 
이같은 제안은 전날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재철 MBC 사장 퇴진 등을 포함한 이른바 '3대 양보안'이 수용될 경우 종합유선방송(SO) 인·허가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제안에 이은 새누리당 측의 타협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직권상정이 우리 당이 여러 차례 제안해왔던 합의사항 우선 처리안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잘 된 일"이라면서도 "방송관련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처리는 국회법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면 된다"면서 직권상정을 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여야가 하루 사이로 주고받기식 타협안을 내놓은 뒤 상대방의 거절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인 양상은 대립이 심화되기보다는 타협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3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해 주겠다고 했다"며 "그동안 SO 이관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정부조직법 논의에 커다란 공통분모가 생긴 것에 대해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O를 미래부로 이관하는 것이 방송장악과 관련이 없다는 것에 대해 민주당도 충분히 이해를 한 것 같아서 앞으로 협상 과정은 더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미묘한 입장 변화는 '3대 양보안'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민주당이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상황에서 퇴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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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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