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8일 서울시가 대형마트와 SSM 판매조정 품목 51개를 선정, 발표한 가운데 업계가 "현실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불황으로 가뜩이나 매출이 줄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주요 품목의 판매제한 카드까지 꺼내 들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이날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선정한 51개 제한 품목 대부분이 고객 유입 효과가 높은 신선식품"이라며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품목을 팔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말이냐"며 분개했다.
이어 "장을 보기 위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을 번갈아 다녀야 하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전국 수만명의 농어민에게 큰 피해만 주는 조치"라며 "이번 조치가 실시되더라도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에 큰 이득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51개 제한 품목은 담배, 소주, 맥주, 막걸리 등 골목상권에서 잘 팔리는 기호식품 4종을 포함해 두부, 콩나물, 양파 등 채소 17종, 신선·조리식품 9종, 수산물 7종, 정육 5종, 건어물 8종, 기타 1종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품목 대부분이 구매 빈도가 높은 생필품으로 제한 품목이 법제화 될 경우 기존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 실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출 감소가 심각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일 현재 서울시내에는
이마트(139480) 31개, 홈플러스 16개, 롯데마트(빅마켓 3개 포함) 15개, 코스트코 3개 등 총 65개의 대형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비롯해 200여개의 SSM이 영업 중이다.
이마트의 경우 서울시가 발표한 제한 품목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5% 가량으로 지난해 기준 2조원이 넘는 규모다.
한편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수준이지만 이르면 다음달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그 의견을 토대로 국회 법 개정 건의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 정부 영업규제까지 겹쳐 유통업계 전체의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는데 이번 서울시 발표까지 더해져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