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해 경쟁적으로 풀HD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팬택과
LG전자(066570)의 각축전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 1월말 출시한 베가 넘버6가 현재까지 개통량 기준으로 국내에서 이미 10만대를 돌파했다. LG의 ‘옵티머스G 프로’도 출시 첫 달에 10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두 제품이 풀HD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경쟁노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가격대·스펙 등을 엄밀히 살펴보면 사실 동일선상에 위치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화면 크기를 제외하면 옵티머스G 프로가 베가 넘버6보다 대부분의 사양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고가 또한 옵티머스G 프로가 96만8000원으로 넘버6보다 약 12만원 비싸다.
옵티머스G 프로는 지난해 LG전자의 히트작 옵티머스G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표방하고 만든 제품답게 모든 사양을 최고 하드웨어로 중무장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600을 탑재한 옵티머스G 프로는 현재 스마트폰 업계에서 최상위 클래스에 속한다.
다만 스마트폰 제품 사양의 상향평준화가 뚜렷해진 상황에서 실제 사용성 측면에서는 두 제품 간 눈에 띄게 체감할만한 차이는 드물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두 제품 중 보다 소비자 수요에 걸맞는 양질의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가 넘버6, 6인치 화면의 신세계..소비자 반응 "기대 이상"
최근 휴대폰 관련 소비자 커뮤니티, 포럼 등에 올라온 팬택 베가 넘버6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보면, 6인치에 달하는 풀HD 디스플레이의 위력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약 70%가 스마트폰의 사용 목적으로 인터넷 검색 또는 콘텐츠 감상을 꼽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확실한 차별화 요소다.
베가 넘버6의 장점은 화면 크기뿐만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색감을 강조한 '내추럴 IPS 프로 디스플레이'는 대화면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색 재현 능력과 밝기, 해상도를 구현해낸다는 반응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진정한 풀HD 스마트폰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 동안 베가 시리즈 최대 단점으로 지적돼왔던 유저인터페이스(UI) 또한 기존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특히 대화면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멀티태스킹 기능도 넘버6의 장점 중 하나다. 상당수 사용자들은 최대 9개의 창을 띄울 수 있는 멀티 미니 윈도 기능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폰 분실시 원격으로 잠금·해제·데이터 초기화가 가능한 'V 프로텍션'도 매우 반가운 기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검색, 지도 찾기, 전화 걸기, e메일 작성을 최소한의 동작으로 실행하는 '텍스트 액션'도 유용한 기능으로 부상했다.
단점도 있다. 사용자가 한 손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후면터치 기능 'V터치'를 탑재했지만, 단순 스크롤 이외에 특별히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는 평가가 상당수다. 즉, 한 손으로 휴대폰을 조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또 파격적인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택한만큼 휴대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화면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프로에서 완성도 높은 '노트' 기능을 선보인 삼성·LG와 비해 팬택만의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옵티머스G 프로, ‘최강 디스플레이+최신 AP’ 중무장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풀 HD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에도 출시 초기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구동 속도 저하에 대한 우려도 결국은 '기우'였다.
옵티머스G 프로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600 프로세서는 풀HD 해상도를 쾌적하게 구동하기에 충분했다. 고용량의 동영상을 팝업으로 재생하면서도 웹 서핑을 전혀 불편없이 즐길 수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옵티머스G 프로가 내세우는 강점은 베가 넘버6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감상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다. 옵티머스G 프로는 국내 모델 가운데 최고인 400ppi(인치당 픽셀수)의 집적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본 기자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결과 377ppi의 집적도를 나타내고 있는 베가 넘버6와 커다란 차이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과거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약 30cm 거리에서 인치당 픽셀수가 300ppi 이상이면 화질의 차이를 인식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점차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호평이 많다. 특히 'Q메모'는 옵티머스G 프로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가장 활용도 높은 앱' 중 하나다. Q메모는 화면 캡쳐, 전화번호 적기, 급한 메모 등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옵티머스G 특유의 필기 어플인 '노트북'도 일각에선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탑재된 'S노트'보다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옵티머스G 프로도 완전 무결한 제품으로 보긴 어렵다. 특히 풀HD 디스플레이가 시장에 존재하는 일부 콘텐츠와 호환성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개선 과제 중 하나다.
특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동영상, 풀HD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앱 등을 실행할 경우 종종 화면 깨짐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애플리케이션, 동영상, 게임 등 휴대폰으로 구동할 수 있는 풀HD급 컨텐츠가 늘면서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기기와 연동한 풀HD급 컨텐츠를 원하는 수요도 늘어남에 따라 고화질의 스마트폰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옵티머스G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