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미국 공화당이 10년간 4조6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균형 예산안을 발표했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증세 없이 재정지출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번영을 향한 길’이라고 명명한 라이언 위원장은 "현재 부채 수준은 미국 경제를 위협할 정도로 높다"며 대대적인 지출 삭감을 주장했다.
예산안은 세금 인상 없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위한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노인과 저소득층 의료 보장 프로그램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사회복지 지출을 줄이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라이언 위원장은 오바마 케어를 폐지함으로써 1조8000억달러를 감축하고 의료지출 프로그램을 지방정부에 재량권을 줘 메디케이드에서 7560억달러, 메디케어에서 1290억달러를 각각 줄일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2014 회계연도에 5280억달러, 2015년에 1250억달러, 2016년에 690억달러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예산안은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하원에서 승인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의 입장과 정면 대치되는 내용이 많아 정치적 논란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백악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 역시 “하원 공화당 예산안은 부유층 탈세를 막지도 못하고 재정적자도 의미 있게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도 재정적자를 줄이고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려면 부분적인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예산안은 부유층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중산층에는 세율 인상으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정부의 필수 서비스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3일 중 향후 10년간 1조85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별도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