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리포트)아이씨케이, 신용카드 업계의 한국은행

입력 : 2013-03-13 오후 5:39:40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스몰캡리포트 원문보기
 
앵커 : 아이씨케이(068940)를 금융카드의 한국은행이라고 했는데요. 왜 그런가요?
 
기자 : 요즘에는 누구나 신용카드, 체크카드 같은 금융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 등에서 카드를 신청하면 늦어도 2, 3일 안에는 받을 수 있는데요.금융사들이 내부에서 직접 금융카드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사들은 아이씨케이 같은 전문 제작 업체에서 카드 완제품을 받아와, 카드에 고객 이름,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만 기입합니다.
 
돈처럼 쓰이는 금융카드를 만드는 곳이니까, 우리나라에서 돈을 만드는 한국은행과 비슷하지 않나요? 
 
우리나라에서 아이씨케이처럼 금융카드를 만드는 곳은 상장사 중에 코나아이, 바이오스마트, 유비벨록스(089850) 등이 있습니다. 국내 전자화폐 시장 분야에서는 아이씨케이가 약 30%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한가지 재미있는 걸 알려드릴게요.
 
금융카드 뒷면 구석을 보면 알파벳과 숫자로 된 일련 번호가 있습니다. 이 번호가 ICK로 시작되는 카드는 바로 아이씨케이에서 만든 카드입니다.
 
아이씨케이는 국내 대부분의 신용카드사들, 은행들과 거래를 하고 있고 SK, CGV 등에 회원카드 등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씨케이는 이미 우리 생활과 깊은 관련을 맺었습니다.
 
앵커 : 회사 내용을 들어보면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생각되네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쪽 사업은 신규 진입이 굉장히 어려운데요. 금융당국과 카드 업체들로부터 인증을 받는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아이씨케이에서 만든 카드는 사실상 완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이 도난 당하거나 정보가 유출될 경우, 다른 카드를 복제하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 법인 카드가 복제된다면 대형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씨케이는 보안에 철저한데요. 외부인은 회사 내부에 발도 들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아이씨케이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는데요.  
 
특히 IC칩 등 스마트 카드 보급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2008년 234억원에서 2011년 396억원으로 매년 평균 19%씩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원에서 77억원으로 매년 평균 75%씩 늘어났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성장세가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인데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378억원을 기록했고 추세가 이어질 경우 50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못한 60억~7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부터 금감원이 마그네틱 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금융사들이 IC카드를 대규모로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속한 교체를 위해 금융사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대신 저렴한 제품을 많이 사면서 영업이익율은 떨어졌습니다.
 
앵커 : 영업이익이 늘지 못했다면 지난해 실적은 부진하다고 해야 할 텐데요. 그래도 아이씨케이를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네, 아이씨케이의 지난해 실적은 기대에 못미칠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 구간이고 실적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주가를 보면 3200~3300원 수준인데요. 아직 실적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예상 순이익을 봤을 때 주가수익비율, PER은 약 7배 수준입니다. 
 
반면 경쟁업체 PER은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바이오스마트(038460)의 경우 약 23배,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코나아이(052400)는 약 11배 수준입니다. 
 
또 아이씨케이의 사업은 안정적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원화 강세와 수출 감소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데요. 
 
반면 아이씨케이는 매출의 약 98%가 국내에서 나오기 때문에 외부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씨케이는 경제 상황에 영향을 적게 받는 안정적인 매출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1년까지 신용카드 1억2000만장, 체크카드 8500만장이 발급됐는데요.
 
이중 20% 정도의 카드가 매년 교체되고 있습니다. 
 
마그네틱 이용자들의 IC카드 교체도 내년까지 이어지고 상품권을 대체하고 있는 금융사 기프트카드 발행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 안정적이라는 내용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호재, 이슈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 실적 성장 호재도 많습니다. 우선 체크카드 발급 증가인데요. 2011년 신용카드는 발행은 4.8% 는 반면 체크카드는 14.1%나 늘었습니다. 
 
정부에서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30%로 높이고 신용카드는 15%로 낮추는 등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체크카드 발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서 분사하는 등 전업카드사가 늘어나는 것도 아이씨케이에게 호재입니다. 
 
카드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카드 발행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씨케이도 곧 주주총회를 열고 해외 진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올해부터 중국의 금융카드들이 IC카드로 대체되는 등 해외에서도 스마트 카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참고로 일찍부터 해외 스마트 카드 시장에 진출한 코나아이는 2010년부터 실적이 큰 폭으로 좋아졌는데요. 
 
주가는 2008년 10월 2400원 수준에서 3년반 뒤인 현재 2만2000원대까지 상승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시장 실적과 해외 시장 진출이 부각되면 아이씨케이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 해외 스마트 카드 시장 성장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기자 : 네, 시장 조사기관인 BCC 리서치는 스마트 카드 시장이 2017년까지 매년 1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액으로는 2012년 약 51억달러 시장이 2017년에는 73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마트 카드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선 EMV표준 채용의 영향이 컸습니다. EMV는 3대 신용카드 회사인 벨기에의 유로페이, 미국의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3개사가 공동으로 규제하는 IC카드 표준 규격입니다.
 
EMV 인증을 받으면 전세계에서 스마트 카드를 금융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아이씨케이는 이미 EMV 인증을 받았고, 일본의 JCB, 중국의 차이나 유니온 페이 등 세계 주요 신용카드사로부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 세계 1위 스마트 카드 업체인 젬알토사로부터 스마트 IC칩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는 점도 경쟁력입니다.
 
앞으로 신용카드 뿐 아니라 주민등록증, 자동차 면허증 등 ID카드도 스마트 카드화 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나라보다 한발 먼저 스마트 카드 시장이 보편화됐는데요. 국내에서 스마트 카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아이씨케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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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