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노원병 재보선에 출마하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로 인해 정치권이 격랑에 휩쓸린 가운데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통합당 당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6.9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김한길 의원이 전대에 출마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한길 의원은 14일 기자들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당헌 총칙 제1조 2항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해당 조항이 지난 2011년 12월에 삭제됐으며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의 주권소재를 선언적으로 밝힌 이 부분이 느닷없이 삭제됨으로써, 당원은 물론 지도부급 인사들마저 삭제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실종됐던 당의 주인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도 이 조항은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도 삭제된 사실을 몰랐다며 "당의 주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계파와 패권주의가 들어섰다"는 말로 해당 조항의 삭제가 잘못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전대에서 이른바 '당심'에서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모발심'에서 뒤졌던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해당 조항의 부활을 제안한 것은 향후 당 대표 출마를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김 의원은 출마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조직법을 두고 여야가 극심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데, 결론을 내리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고민"이라고 대답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언론에서는 나를 비주류의 좌장격이라고 하는데, 계파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지난 전대 결과로 볼 때 출마를 결심할 경우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 부각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부 여론조사에서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을 두 배 가까운 격차로 앞서는 등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선 "국회의원 하나만 목표로 나왔겠냐"면서 "정치혁신과 야권의 재구성이 본인의 몫이라 생각한다면 그 고민은 마땅히 민주당과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교수가 생각하는 새 정치, 정치혁신을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민주당은 엄연히 127석을 가진 제1야당이다. 안 전 교수의 고민과 공유되는 교집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한편 당 대표 경선 판세는 이용섭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바 있고, 주류 측에서는 4선의 신계륜 추미애 의원과 3선의 강기정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