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4.24 재보궐 선거 출마로 재보선의 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재보궐 선거에서 다른 선거 지역, 후보자 등의 이슈들은 사실상 실종되다시피하고 있다.
17일 새누리당이 후보를 4.24 공천 후보자 발표를 한 상황에서도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들에 대한 언론 등에서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안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노원병 지역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지역 주민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당시 많은 취재진이 몰려 폭이 좁았던 일대 인도들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선 후보급 선거 유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 이후에도 안 예비후보의 일정에는 적지 않은 취재진이 동행하고 있다.
반면에 새누리당 허준영, 민주통합당 이동섭, 진보정의당 김지선 예비후보는 여론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있다. 이들 중에는 언론이 너무 안철수에만 몰두해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5일 김지선 예비후보의 지역 내 마지막 일정이었던 '청우 장애인협의회 사무실 개소식' 행사에는 취재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행사 말미 취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에 김 예비후보는 "행사 초반 기자 몇몇이 사진을 찍고 간 정도"라며 "언론이 안 예비후보만을 부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같은 날 수락산 성당 앞에서 지역 구의원과 단 둘이 지역주민에게 인사를 하던 허준영 예비후보 역시 언론의 '안철수 집중'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같은 예비후보인데 언론이 '안철수'라는 이름만 부각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40% 가까운 득표를 한 나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오늘도 기자를 처음 봤다"고 밝혔다.
이동섭 예비후보의 경우 김지선, 허준영 예비후보 보다 더 언론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경우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는지로 관심이 쏠리면서 여론에서 철저히 소외받는 상황이다.
이 예비후보는 16일 민주당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언론의 무관심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언론이 안 예비후보는 대선 후보급으로 보도해주는 반면에 나머지 세 명에 대해서는 별로 조명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런 것은 불공정하다. 언론들은 공정하게 보도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노원병 각 예비후보자 관계자들에게 문의 결과 허준영, 이동섭 예비후보의 경우 평소 일정에 취재진이 거의 따라다니지 않고, 김지선 예비후보의 경우도 3~4명이 오전 일정에만 따라 붙는 정도였다. 반면 안철수 예비후보의 경우 취재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취재진이 많아 후보자 사무실 차원에서 협조 요청으로 취재진을 줄이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 후보들은 다른 예비후보들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허준영 예비후보는 "안 예비후보는 지역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평하며, 길을 지나던 80대 노인의 "뚱딴지 같은 애들이 나왔다"는 말에 고객을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또 민주당 무공천 논의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공천을 하지 않는다면 불임정당이 될 것"이라고, 김 예비후보에 대해선 '세습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섭 예비후보는 안 예비후보에 대해 "야권 강세지역인 이 지역에서 내가 25년 동안 텃밭을 가꿔왔는데 갑자기 외제 고급 승용차를 타고 광폭 운전으로 들어온 느낌"이라며 "야권연대 후보가 당선될 지역에 출마하는 건 가시밭길 간다던 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총선 때 지역의 조직을 동원해 야권연대 경쟁자였던 노회찬 전 의원 당선에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나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인데 부인에게 세습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세습하는 것과 노 전 의원이 부인에게 세습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고 날을 세웠다.
김지선 예비후보는 "안 예비후보의 출마 입장 발표 방식과 시기가 문제가 많다"며 짧게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총선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 총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야권연대는 양보가 아닌 경쟁에서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점을 확실히 말하고 싶다"며 이동섭 예비후보와는 생각이 다르단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