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지역 맞춤형 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지표가 개발됐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전국 광역도 소재 158개 기초 시·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 지역문화지표 개발 및 시범적용'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문화부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방선규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은 "그 동안 지역 문화현황을 파악한 데이터가 많지 않았다"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역민들의 요구에 맞는 문화정책을 펴기 위해 문화지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시범조사로, 2012년 7~12월 동안 진행됐다.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총 54개 지표가 선정됐고, 최종적으로 문화정책·문화인력·문화활동 등 분야별 38개 지표에 대해 시범 조사가 실시됐다.
◇성남시·청원군 최우수
모든 지표를 합산해 분석한 지역문화지수의 경우 시 단위에서는 성남시, 군 단위에서 청원군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남시는 문화인력, 문화자원, 인프라, 향유 및 복지 등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우수했고, 청원군은 문화인력과 자원, 인프라 분야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시 단위에서 과천시, 용인시, 수원시, 창원시, 전주시, 고양시, 청주시, 공주시, 원주시 등의 순으로 지역문화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군 지역은 청원군, 양평군, 해남군, 거창군, 영암군, 영월군, 증평군, 고창군, 남해군, 하동군 등의 순으로 높았다.
▲문화정책 ▲문화인력·자원 ▲문화활동 ▲문화인프라 ▲문화향유 및 복지 등 5대 대분류별 지수 순위도 공개됐다. 문화정책 지수는 계룡시, 제천시, 과천시, 이천시, 청송군이 높았다. 문화인력·자원은 전주시, 옹진군, 성남시, 수원시, 청원군 순이었다. 문화활동의 경우 창원시, 과천시, 전주시, 양산시, 고양시가 우수했다. 문화인프라는 성남시, 용인시, 순천시, 고양시, 수원시, 문화향유 및 복지 분야는 과천시, 군포시, 구미시, 공주시, 성남시가 높았다.
◇지역문화정책 헛점 드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지역문화정책의 빈틈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지역문화지수 값은 시 단위 지자체들이 군 단위 지역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전체 50위권에 군 지역의 지자체는 단 5개만이 포함됐다.
지역문화발전정책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 지역은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한민호 문화부 지역민족문화과장은 "주먹구구식 지역문화정책이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인력 지표를 통해서는 문화복지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는 지역이 7개 지자체에 불과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문화인프라 지표의 경우 면적 대비 문화기반 시설 수는 충분했지만 도리어 문화정책이 건물짓기에 편중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한민호 과장은 "면적 대비 문화기반시설 수는 인구수와 대비해 과잉 상태가 아닌가 싶다"면서 "군 지역 단위의 문화기반시설을 짓는 것은 지양하고 활동 지원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문화산업분야 매출액에 대한 지역격차가 컸다는 점, 인구 1인당 평균 도서관 장서 수가 0.06권에 불과했다는 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문화부는 향후 지역별로 차별화된 지역문화정책 개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지역문화진흥법을 올해 발의할 계획이며, 향후 지역문화지표 결과도 매년 조사·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국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이미 발주한 상태다. 예상 소요예산은 5000만~7000만원 수준이다. 또 희망 지자체를 대상으로 컨설팅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며, 오는 4월에는 지역문화지표와 관련한 공청회 열어 업계 전문가와 지역의 의견수렴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