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고객 사외이사, 자문단으로 대체

입력 : 2013-03-22 오후 4:59:5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지난해 '일반 소비자 중 사외이사 1명 선임' 계획을 밝힌 후 이를 백지화해 홍보효과만 노린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은 현장의 고객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지원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300여명이 넘는 소비자가 지원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롯데쇼핑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삼진 한국철도협회 부회장과 백명현 SG프라이빗에쿼티 고문이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되면서 고객 사외이사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넓은 유통기업의 특성 상 고객 사외이사 모집 광고를 통해 소비자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했던 일종의 '홍보 마케팅'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30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했지만 결국 소비자 의견을 듣겠다는 처음의 취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소비자들을 기만한 처사이며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소비자들을 이용한 잘못된 행태"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이날 사외이사로 선임된 임삼진 한국철도협회 부회장의 경우 롯데백화점이 국내 주요 역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관단체 임원으로 볼 수 있어 적격성 여부를 둘러싼 비판도 나온다.
 
롯데쇼핑 측은 "다양한 지원자들을 두고 명확한 선정 기준이 없어 선출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연내에 지난해 사외이사에 지원했던 300여명의 후보자들로 구성된 고객자문단을 꾸려 소비자 의견을 경영 전반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신격호 롯데 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비등기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안건을 비롯해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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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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