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망신살'..남아공서 '선정적' 홍보로 뭇매

삼성 남아공법인 마케팅 담당자 결국 공식사과

입력 : 2013-03-25 오후 2:54:26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전자가 망신살을 톡톡히 샀다. 현지 문화와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채 선정적 홍보로 일관하다 끝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IT전문매체 씨넷(CNET)과 테크레이더(tech radar)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인은 최근 '삼성 아프리카 포럼'에서 빚어진 여성 모델들의 지나친 선정적 복장과 댄싱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미국의 IT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가 보도한 '삼성 아프리카 포럼'의 행사모습. 여성무용수 6명이 식기세척기 홍보를 위해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출처: 더 버지)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삼성 아프리카 포럼'을 열고 TV와 냉장고 등 현지에 특화된 라인업을 대거 공개했다. 
 
문제는 이 자리에서 식기세척기 홍보를 위해 나이 어린 여성 모델들에게 노출이 심한 파란색 수영복을 입히고 선정적 춤을 추게 한 것.
 
무대로 오른 6명의 여성 무용수는 물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수영복과 거품을 비유한 흰색 짧은 치마를 입고 현란한 동작의 춤을 췄다. 무용수들은 물병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흔들며 식기세척기의 세척 장면을 묘사하는 등 과감한 동작을 이어갔다.
 
이날 포럼에 참석했던 사진기자 악셀 부르먼(Axel Buhrmann)이 현장에서 여성 무용수들을 촬영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문제는 대외적으로 불거졌다. 남아공 네티즌과 시민단체 등이 즉각 항의에 나서는 등 삼성전자는 여론의 포화에 휩싸였다.
 
◇행사에 참석했던 남아공의 사진기자 악셀 부르먼(Axel Buhrmann)은 여성 무용수들을 활용한 홍보행사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을 접한 남아공의 테크놀러지 전문기자 사만다 페리(Samantha Perry)는 여성단체 '걸가이드(Girl Guides)'에 지난 15일 '삼성! 성 차별주의자의 덫에 빠지지 말라(Dear Samsung, don’t fall into sexist trap)'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사만다 페리는 이 서한에서 "식기세척기와 냉장고 등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대부분이 여성"이라며 "삼성이 제품 홍보를 위해 무대 위로 올린 15살 또래의 어린 여성들은 곧 타깃 소비자인 주부들의 13년 전 모습"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남성 고객들을 타깃삼아 판매하는 제품들의 50%는 여성을 통해 구매된다"며 해당 행사가 주요 타깃인 여성 소비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에 미셀 포트기어(Michelle Potgieter) 삼성전자 남아공법인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 20일 사과문을 게재하고 "최근 삼성 신제품 라인 발표회에서 고용된 '홍보/엔터테인먼트 여성'(promotional/entertainment ladies)들로 인해 물의를 빚었다"며 "삼성 남아공 법인은 행사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를 포용하고 싶었던 것이지, 불쾌감을 주려 했던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좀 더 민감할 필요가 있었으며 불쾌감을 일으킨 모든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앞으로 삼성은 모든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비슷한 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에서 언팩을 통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했다. 뉴욕으로 전 세계 IT업계 시선이 몰리는 순간 지구 반대편에서 삼성전자는 이질적 문화로 망신살을 사야만 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영예'와 '굴욕'을 동시에 맛본 것이다.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포럼에서는 냉장고 홍보를 위해 비키니 상의와 바지를 입은 여성모델들이 나오기도 했다.(출처: 라이브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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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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