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취득세 감면안이 천신만고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애초 6개월짜리 반쪽 정책이란 비아냥을 듣던 취득세 감면은 3개월이나 허송세월을 보내며 반의 반쪽짜리 정책으로 전락했다. 시장에서는 새정부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22일 지난 말로 종료된 부동산 취득세 감면 조치를 오는 6월 말까지 6개월간 연장하는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통과 시기는 지연됐지만 취득세 감면 혜택은 1월1일 이후 거래분부터 소급적용된다.
이에 따라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 2%→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은 4%→2% ▲12억원 초과는 4%→3% 등 각각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취득세 감면안이 3개월 만에 통과됐지만 현장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3개월여를 기다려온 취득세 감면이지만 시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이미 취득세 통과를 기정사실로 여긴 실수요자들은 대부분 거래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실제 통과 여부보다 시장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필용한 정책이었지만 계속된 국회 계류에 오히려 분위기만 침체됐다.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안이 통과됐지만 문의전화마저도 하나도 없다”면서 “취득세 통과를 난관하고 소급적용까지 감안해 상당수의 실수요가 이미 거래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는 국회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거래 실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고통을 호소했지만 정치권은 힘겨루기에만 몰두할 뿐 시장을 외면했다는 비난이다. 천신만고 끝에 취득세 감면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일몰 기한은 100일도 남지 않았다.
박찬식 용인동천태양공인 대표는 “1월에 시행됐어야할 부동산정책이 이제야 겨우 통과됐지만 6개월도 짧은데 그마저도 3개월로 반토막났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됐다. 이미 지난 1월 취득세 감면안 연장에 대한 여·야 합의가 끝난 상황에서 본회의 통과에 3개월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분양가상한제 등 여·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굵직한 현안에 대해 새정부가 할 수 있는 협상 능력을 확인했다며 실망한 모습이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연초 강남 재건축 상승에는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부분이 컸었는데 취득세 하나 통과시키는데도 이렇게 애먹는 것을 보면서 향후 나올 부동산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