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외국 출장' 등의 이유로 불출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45)과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41)이"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출석한 점을 고려해달라"며 각각 선처를 호소했다.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은 26일 서울중앙지법에 각각 출석하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심경을 밝힌 뒤 재판정으로 향했다.
먼저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소병석)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 참석해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개인적인 사정을 정상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어 변호인을 통해서 "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당시 회사 업무로 출장이 불가피했다. 회사와 주주에 대한 책임도 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이와 함께 "많이 뉘우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점 등을 고려해 낮은 형 선고해 달라. 기업 경영에 매진하겠다. 선처를 부탁드린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다.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에 불응한 혐의로 기소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공판에서 "많이 뉘우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같은날 정 회장도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재판장 성수제)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두해 정 부회장과 같은 요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정 회장은 "해외의 중요 파트너와 신뢰관계가 연관돼 있어 해외 출장은 불가피했다"며 "(출장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으나 부득이하게 조정이 불가했다"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이어 재판장이 "해외출장을 미루고 증인으로서 의견을 피력하는 게 옳지 않았나"는 물음에 "당연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래야했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은 "청문회 불출석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이를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국정감사의 주제인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사례는 현대백화점과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를 출석 대기시켰다"며 "중대한 사안에 관한 출장으로 해외로 나간 것이다. 검찰도 이점을 고려해 가장 약한형인 벌금형을 구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국회에 출석하라는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비슷한 요구가 있으면 성실히 임하겠다. 관대한 처벌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증인 불출석 이유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정 부회장에게 벌금 700만원을, 정 회장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을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각각 벌금 700만원과 벌금 4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이 청문회를 포함해 모두 3차례나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점을 들어 검찰의 구형 형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정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4월18일 오전 10시, 정 회장에 대한 선고는 4월11일 오전10시에 열린다.
한편 이들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41)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8)에 대한 첫 공판은 이번달 27일과 다음달 26일 각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