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MBC 김재철 사장 해임..조만간 사장 공모(종합)

29일 후속조치 논의..주총 의결 후 해임 확정

입력 : 2013-03-26 오후 1:32:11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마침내 해임됐다.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 상정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그 동안 해임에 반대해온 여당 추천 이사들이 찬성으로 돌아섬에 따라 김 사장은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6일 방문진은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의 해임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임시이사회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2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표결에서는 9명 방문진 이사 중 5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한 것은 198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일본 출장까지 취소하고 이사회에 참석해 ‘자리 보전’에 나섰지만 방문진 이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김재철 사장이 해임된 것은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주체인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임원인사를 진행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지난 22일 MBC가 사내 인트라넷에 지역 계열사 및 자회사 임원인사 내정자 20여 명의 명단을 공지하자 방문진 이사회는 이튿날 방문진의 임원 선임권을 침해했다며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발의했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인사 절차를 어긴것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다시 기회를 준다면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김 사장의 운영제도 위반과 방문진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MBC의 공적 지위 훼손 등도 해임 사유가 됐다.
 
MBC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방문진은 나머지 30%를 가지고 있는 정수장학회와 협의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주주총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주총 의결 전까지 김재철 사장의 법적 지위는 유지된다.
 
최대 주주인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결정한 만큼 주총에서도 해임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부사장이 사장 대행을 맡고, 방문진은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임시이사회를 연고 후속조치를 논의할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장 공모 절차는 방문진의 김문환 이사장과 사무처가 대행한다.
 
MBC노동조합과 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재훈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방문진이 이제라도 옳은 결정을 내린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김재철 사장의 해임은 사필귀정"이라며 "김재철 사장 재임시절 불거졌던 수많은 의혹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임 사장이 박근혜 정부의 ‘코드 인사’로 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시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담보되지 않은 인물이 사장을 맡을 경우 MBC 정상화는 요원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MBC 노조 관계자는 “친정부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직까지는 차분히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측의 최강욱 방문진 이사는 “김재철 사장의 해임은 만시지탄이었다”며 “MBC가 다시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방문진이 확실한 지침을 내려 회사가 빨리 안정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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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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