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김재철 MBC 사장 해임결정..원인과 전망은

입력 : 2013-03-26 오후 7:44:15
[뉴스토마토 조아름 기자] 앵커: 오늘 방송문화진흥재단이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김재철 사장 해임결의안이 방문진 이사회에 상정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오뚝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재철 사장도 이번 고비는 끝내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해임에 반대해온 여당 추천 이사들이 찬성으로 돌아섰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IT부 조아름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방문진이 설립 이후 MBC 사장에 대한 해임 결정이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이번 결정의 배경이 뭔가요?
 
기자: 네. 김재철 사장이 해임된 것은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주체인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임원인사를 진행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지난 22일 MBC가 사내 인트라넷에 지역 계열사와 자회사 임원인사 내정자 20여 명의 명단을 공지한 건데요, 이 인사가 방문진의 동의를 얻지 않고 진행된 점이 논란이 됐습니다. 방문진 이사회는 바로 이튿날인 23일 방문진의 임원 선임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외에도 김 사장의 운영제도 위반과 방문진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MBC의 공적 지위 훼손 등이 해임 사유로 지목됐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예정돼 있던 일본 출장까지 취소하고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1시간에 걸쳐 소명 시간을 가지고 "인사 절차를 어긴 것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며 “주주총회 시간에 쫓겼고, 인사 청탁에 시달리다보니 실수가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에게만 보고한 후 바로 인사를 낸 것에 대해 “이사장이 양해하고 동의한 것으로 해석했다”며 “다시 기회를 준다면 방문진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앵커: 그 동안 여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로 지난 세 번의 해임결의안은 모두 부결됐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가결까지 갈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이날 이사회에서는 전체 방문진 이사 9명 중 5명이 해임 결의안에 찬성하고 4명이 반대했습니다.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6명, 야당 추천 이사 3명으로 구성됩니다. 그 동안은 여당측 이사들이 모두 해임결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하면서 찬성이 과반수를 넘지 못했었는데요,
 
이번에도 통과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한 이사회는 2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일부 이사는 여당이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원칙대로 되돌리겠다고 한 만큼 해임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냈고, 또 다른 이사는 ”스스로 사임할 기회를 주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결정한 것을 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오랜 기간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으로 퇴진 요구를 받아왔고, 지난 선거 과정과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안 과정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됐었던 만큼 여당에서도 김 사장의 해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렇군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김재철 사장은 바로 직무정지되는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mbc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김재철 사장의 법적 지위가 유지됩니다. mbc의 지분 70%를 보유한 방문진은 나머지 30%를 가진 정수장학회와 협의해 조만간 주주총회 날짜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최대주주인 방문진이 해임을 결의한 만큼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총에서 해임안이 통과되면 공식적으로 사장 지위가 박탈되고 당분간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게됩니다.
 
방문진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장 공모는 서류 심사를 거쳐 3~5배수로 줄인 뒤 면접을 통해 내정자를 확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게 됩니다. 우선 방문진은 이번주 금요일에 임시이사회를 열고 후속 조치 논의와 2012년 MBC 결산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김재철 해임안을 두고 각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MBC는 심한 노사갈등은 겪었고 말씀해 주신대로 야당과 시민사회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는데요.
 
기자: MBC 노조와 민주통합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 노조는 “늦긴했지만 이제라도 방문진이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며 “방문진은 앞으로 MBC 경영관리 감독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사장의 해임은 사필귀정"이라며 “김 사장 재임시절 해직된 기자, PD 등 직원들에 대한 복직이 신속히 이뤄져야 하고 그분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MBC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 사장에 대한 수많은 의혹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도 "방문진 이사들의 현명하고 합당한 판단에 따른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바로 MBC 정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170일간의 파업을 겪으면서 경쟁력이 악화된 데다 노사 갈등도 제대로 봉합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신임 사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또 다시 친정부 인사가 신임사장으로 내려올 경우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MBC 사장 후임으로는 황희만 전 울산MBC 사장, 정흥보 전 춘천MBC 사장,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등 MBC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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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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