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블로그)오랜만에 '활력' 넘치는 세종청사.."오늘만 같아라"

입력 : 2013-03-27 오후 3:36:58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요즘 길을 걷다보면 군데군데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긴긴 겨울밤을 이겨내고 오롯이 움튼 생명력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만에 활기가 넘치는데요.
 
정부세종청사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장·차관들이 속속 임명됨에 따라 곳곳에 찾는 이도 많아지고, 내부의 발걸음과 손놀림이 더욱 분주해졌기 때문인데요. 모처럼의 활력에 기운이 새삼 넘쳐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 추운 겨울, 정부세종청사로 이주한 부처 공무원들은 허허벌판의 새로운 곳에 정착하랴, 적응하랴 몹시도 힘들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출범해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는 까닭에 할 일마저 없어 더욱 힘들었습니다.
 
몸이라도 바쁘면 공허한 마음이 잠시라도 잊혀질 텐데, 장·차관 공백 등이 늦어짐에 따라 공무원들은 책상에서 볼펜만 돌리며 앉아 있었던 거죠. 전례대로라면 정부부처는 새 정부 출범 초기, 3월 한 달은 눈코 뜰새없이 바빴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이후 52일 만이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26일 만이었는데요. 이후 각 부처의 장·차관들은 속속 임명됐습니다.
 
각 부처의 장·차관들은 임명되자 마자 정부세종청사를 곧바로 찾았습니다. 지난 25일 월요일, 정부세종청사는 각 부처의 장·차관 방문에 공무원·기자 등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기 위해 경기 분당 정자역에서 통근버스를 탑승하고 있는 모습.
우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했습니다. 원래 현 부총리는 당일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이 있어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가 다시 잡혔는데요. 현 부총리는 자택이 있는 분당에서 오전 6시50분에 통근버스를 타고 세종청사로 출근했습니다.
 
현 부총리가 기자실을 방문하자 재정부 기자실도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요. 그 동안 자주 못보던 동료 기자들도 여기저기 보이고, 잦은 서울 출장 때문에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실국의 국과장들도 모처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현 부총리는 또 기자실 방문 후 직원들 100여명과 비공개로 타운홀 미팅도 가졌는데요. 이날 기획재정부가 있는 4동 건물은 여러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습니다.
 
다들 오랜간만의 활력 넘치는 모습에 신이 났는데요. 재정부 한 국장은 "세종청사가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며 "오랜만의 떠들썩거림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재정부 한 과장도 "오랜만에 세종청사가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라며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이날 옆 건물 농림축산식품부도, 국토교통부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인 단체장들과 농정간담회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종시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한 구내식당 관계자는 "주변에 음식점이 별로 없어 점심시간마다 붐비는 경향은 있지만 오늘은 유독 식당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바쁘지만 오랜만에 활력이 넘치는 세종청사 모습에 신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옆 건물 5동은 새로운 주인 맞을 준비가 한창인데요. 바로 다음달 1일 해양수산부가 세종청사 5동 건물에 새로 둥지를 틀기 때문입니다. 해수부 공무원들은 이미 지난 22일부터 이사를 시작해 업무준비에 한창인데요. 이달 말까지 이전을 마무리 하고 다음달 1일부터 세종청사 5동 건물로 출근한다고 합니다.
 
이제 각 부처마다 1급을 비롯한 국과장 후속 인사까지 이뤄지면 떠나는 사람과 새로 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테고, 그 동안 밀린 업무와 새로운 업무까지 더하면 세종청사의 사무실 불은 밤에도 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단 이러한 활력은 세종청사 내부 뿐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과 세종청사관리소 등에 따르면 인프라 환경도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선 대중교통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데요. KTX 오송역과 연계한 교통버스 운행은 출근시간대 4회에서 7회로 증편됐고, 퇴근시간대에는 6회에서 12회로 늘었습니다.
 
또 시외버스 노선도 9개 노선·40회 운행에서 13개 노선·79회로 확대됐고, 고속버스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1일 12회 운행하는 등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녀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에 유치원 1곳과 초·중학교 각 1곳, 고등학교 2곳이 문을 열었고, 오는 9월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추가 개설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종청사 이주 공무원들의 편의를 충족하기에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데요.
 
이러한 이유로 국무총리실 지원단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3개 기관은 합동으로 올 상반기 중에 '세종시 투자유치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이는 기업이나 대학 등의 유치 없이는 인구 50만명의 명품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세종시의 도시 기능 조기 안정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입니다.
 
이제 세종시에서 제법 사람사는 향기가 나는듯 합니다. 각 부처의 장·차관이 방문한 지난 25일은 세종청사 출범 100일을 맞은 날이기도 했는데요. 200일 쯤에는 '세종시 투자유치 마스터플랜'도 마련돼 있을테니 지금보다 더욱 더 활력이 넘치는 세종시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겠지요.
 
꽃 피는 봄, 활력이 넘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세종시의 모습이 오래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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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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