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경쟁사는 '앞전'..고객은 '뒷전'

입력 : 2013-03-28 오후 3:23:48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전자(066570)가 지난 27일부터 자사 스마트폰 제품 중에선 처음으로 '옵티머스G 프로' 비교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5.3인치 이상의 대형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200명을 추첨해 30일 동안 체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1,2', 팬택의 '베가 넘버6' 등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야 한다. LG전자는 옵티머스G 프로가 5.3인치 이상 경쟁사 패블릿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경쟁사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체험 이벤트가 아닌 '비교체험' 이벤트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이벤트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옵티머스G 프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만족도가 100을 기준으로 90 정도였다면, 이번 옵티머스G 프로는 만족감이 150인 스마트폰"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분명 '비교체험' 이벤트이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뛰어난 점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진행하는 스마트폰 '체험' 이벤트의 일환이라면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타사의 5인치대 대화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자사 제품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 숨겨져 있겠지만, 같은 5인치대 패블릿 제품으로 꼽히는 옵티머스 뷰1,2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을 배제한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충성도 측면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이벤트 페이지에는 불과 이틀 만에 4000개가 넘는 응모 참여가 쇄도했는데, 이중 상당수는 LG전자 제품 사용자들이다. 30%에 가까운 LG전자 이용자들은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결국 헛걸음만 하게 됐다.
 
옵티머스G 프로에 대한 높은 관심이 타사 제품 이용자로 한정되는 것은 분명 LG전자에게도 '득'보다는 '실'로 보인다. LG전자의 충성도 높은 고객 발을 묶는 부정적 효과도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자사 제품 사용자에 대한 배려심이 없다는 지적은 LG전자가 그 어떤 해명을 내놓더라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LG전자는 오래된 속설을 깨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았을까. 경쟁사 스마트폰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좋지만, 자사 고객들도 함께 챙기는 배려심이 발휘됐다면 더 만족스런 이벤트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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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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