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10대그룹이 올해 투자계획을 지난해 대비 7.3% 늘어난 122조7000억원으로 계획한 가운데, 4일 열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간담회'에 참석한 각 그룹사 사장들의 표정이 다소 엇갈렸다.
일찌감치 투자계획을 발표한 그룹 사장단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반면, 구체적 규모를 밝히지 못한 그룹 관계자는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대그룹은 올해 12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규모다.
LG그룹이 연초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GS그룹과 포스코, SK그룹 등이 속속 투자금액을 내놨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이번 발표를 코앞에 두고, 사상최대 규모인 49조원의 투자금액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등은 투자금액이 오히려 줄거나 ‘제 자리 걸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4조1000억원보다 3000억원 줄어든 13조8000억원 내외로 투자계획을 세웠다.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이날 간담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투자금액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은 현대제철에 대한 3기 투자가 지난해 종료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어 예년에 비해 투자 계획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 "다른 기업과 발표 시기를 맞추기 위해 지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투명성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줄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날 구체적 투자규모를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김승연 회장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별도의 투자계획 발표 없이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1조9300억원었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일형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투자금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그룹과 SK그룹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LG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조석제 LG화학 사장(재무최고책임자)는 "올초 발표한 계획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서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그룹은 시장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일찌감치 20조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놨다.
SK그룹 역시 16조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부담을 던 모습이었다. SK그룹의 투자 금액은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김영태 SK 사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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