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국민행복기금을 미끼로 한 불법 대출모집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금융회사를 사칭, 행복기금 출시를 알리며 대출상담을 유도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행복기금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도록 지원해주는 채무조정기금으로 대출상품이 아니므로 이같은 대출권유에 주의해야 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행복기금을 내세운 새로운 대출모집 수법이 등장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이 마치 국민행복기금 상품을 출시해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A씨는 'NH농협(행복기금출시) 1000가능, 지금상담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대출 신청금액을 입력하라는 음성안내가 나왔다. 일정 금액을 입력하자 상담원이 연락하겠다는 안내가 나온 후 전화가 곧바로 끊겼다.
잠시 뒤 A씨가 전화를 건 번호로 전화가 다시 걸려왔지만 불법 대출모집이 의심돼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국민행복기금은 신용대출 1억원 미만 6개월이상 연체자가 원금탕감 등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채무조정기금이다.
연 20% 이상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4000만원 한도 내에서 10%대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지만 새로 대출을 받을 수는 없다. 대출상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국민행복기금은 지난 1일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만 전환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일반 금융회사는 국민행복기금 접수 및 상담 등의 업무를 보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 접수처가 몇 곳 되지 않아 농협 및 국민은행과 협의해 앞으로 은행에서도 접수를 받도록 조율하고 있지만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일반 금융회사에서 국민행복기금과 관련해 어떠한 업무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금융회사를 사칭해 국민행복기금으로 대출해 줄 것처럼 보이는 문자를 보냈다면 피싱이나 불법 대출모집이 의심된다"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보를 발령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4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팩스를 통한 은행사칭 대출광고 피해가 늘고 있다며 무작위 문자·전화·팩스를 통한 대출권유는 믿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이 금융쪽 이슈가 되다보니 서민들을 대상으로 사기 업체에서 문자를 발송하는 것 같다"며 "캐피탈 등 정상영업 중인 금융권은 문자나 방문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