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朴 '창조경제'와 安 '새정치' 같은점과 다른점

창조경제, 새 정치 모두 모호..실체 뭘까 궁금증만

입력 : 2013-04-09 오후 5:55:18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두고 논란이 많다. 새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인지 창조경제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급기야 박 대통령이 직접 "창조경제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정의를 내리기까지 했지만 아직도 정치권과 재계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취임식에서 "창조경제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박 대통령이었으니 창조경제에 대한 구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기는 힘들 것 같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과 12명이나 낙마한 인사 참사로 인해 창조경제 로드맵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변명을 하기에도 야당 탓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 발목을 잡은 측면이 크다.
 
결국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 스스로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말의 성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계획에 따른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인수위 때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키로 한 것도 창조경제를 실현해 경제민주화 등의 대선 공약을 지키기 위함이 아닌가.
 
그런데 재밌는 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치러지는 선거인 4.24 재보선에서도 창조경제처럼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돌아온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새 정치'가 그것.
 
지난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안 전 교수는 거기서 새 정치에 대한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세간의 예상보다 일찍 귀국해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겠다"며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안 전 교수가 전면에 내세운 새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그런 것처럼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원내에 진입해 행동과 선택을 통해 실천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면 와닿을 것"이라고 안 전 교수는 설명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말만 가지고는 안 전 교수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또 9일 발표된 정책 비전에서도 안철수의 새 정치가 분명히 담기지 않았다는 평가다. 내용은 노원구 지역과 관련된 14대 정책이 주를 이뤘고, 원내에 입성할 경우 추진하게 될 4대 중점 정책 과제는 ▲'비정규직 대책특별위원회' 설치 ▲영세상인 보호 등은 기존에 이미 논의된 바 있어 새롭지 않다.
 
이처럼 안 전 교수의 새 정치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만큼이나 모호한 상태. 더욱이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박 대통령의 권한으로 추진할 수라도 있지만 안 전 교수는 아직 거물급 야인에 불과한 상태라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한다면 새 정치는 공허한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허나 안 전 교수는 여의도 입성에만 성공한다면 단숨에 야권의 중심축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여, 보다 분명히 새 정치를 정의내리고 실천한다면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치적 시험대만 잘 통과한다면 그의 새 정치가 실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안 전 교수가 야심차게 꺼낸 카드인 '창조경제'와 '새 정치'가 구체적 내용 없이 모호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털고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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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