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형 대형투자은행(IB) 탄생으로 국내 대차산업은 새 시대를 맞게 될 겁니다."
장해일 예탁결제원 투자서비스본부장은 1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3 서울 증권파이낸싱 컨퍼런스(한국 증권대차 및 Repo: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전날 IB활성화와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점은 국내 대차거래시장의 획기적 변화를 점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IB 강화 차원에서 차입금을 늘리면 이는 곧 국내 대차시장의 레벨 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 대차시장 차입에서 외국인 비중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내국인 비중은 20%에 육박해 지난 2008년 10%와 비교해 확대된 상황이다.
헤지펀드 차입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증권사들이 대여 풀을 늘린 점이 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예탁원을 중개기관으로 한 글로벌 프라임브로커(PB)와 한국 헤지펀드, 증권사, 적격투자자가 차입해가는 리테일 대여 풀 규모는 현재 15개 증권사, 약 7조원에 달한다.
김지한 우리투자증권 프라임브로커사업(PBS) 본부장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되면서 국내 PB들이 수요 감당을 위해 대여 풀을 늘렸다"며 "국내 증권사의 경우 중개를 통해 차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러 효과 가운데서도 기관이 갖지 않은 미들캡(Middle cap) 확보와 한국형 헤지펀드의 에쿼티 롱숏 공급원 등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도 대차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임용택 국민연금공단 자산관리부장은 "지난해 국내 채권 종목별 대여한도를 50%에서 70%로 상향조정했다"며 "국내 주식 대여한도 또한 상향조정되면 국내 대차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진단했다.
해외 대차시장에서 대한민국 국채가 담보 적격물로 편입되면 국내 대차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글로벌 중개기관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칼 데이비 씨티그룹 글로벌시장담당자는 "증권대차는 이제 규모의 게임이다. 헤지펀드도 증권대차와 마찬가지로 규모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PB는 다각화된 상품 지원은 물론 총체적인 시각으로 자본소개나 기업 컨설팅 영역에서 제공자 위치에 서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