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업계가 또 다시 약가인하에 봉착했다. 정부가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제약업계 약가인하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정책을 이달 말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일정금액이 증가한 제품에 한해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즉, A제품의 사용량이 높으면, 그만큼 A제품에 건강보험 재원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A제품의 약가를 깎겠다는 것이다.
4개 제약단체(한국제약협회,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12일 정부의 이런 방침에 반발해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정책에 반대한다는 건의서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 제약업계 약가인하율을 확대하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정책을 내놓는다. 제약업계는 “지난해 약가인하로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었다”며 이 같은 정책 도입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우수 의약품 사용에 따른 국민 편익은 무시한 채 건강보험 재정증가 측면만 고려한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일정금액 증가한 약제를 약가인하 대상에 추가하려는 것은 제약기업의 경쟁력 있는 주력품목의 값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제약기업의 전문화와 글로벌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010년 ‘보험등재의약품목록정비사업’으로 7800억원, 지난해 ‘일괄약가인하조치’로 1조7000억원의 약가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약가인하로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며 “또다시 약가인하율을 확대하려는 정부 개정안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약산업육성정책’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아직까지는 정책방향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내부 조율을 마치고 이를 확정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제품 가격이 비싸고 많이 팔리는 약의 경우, 그만큼 많은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약가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많이 팔리는 약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약가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특이 질환의 오리지널약의 경우 국내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많은 건보재정이 투입되고 있어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사용량 약가 연동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