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태아건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수주금액을 높게 받는 방식의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부풀린 금액의 차액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태아건설의 대표인 김태원씨는 이 전 대통령과는 대학·현대건설 동기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태원씨가 대표로 있는 태아건설은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의 6개 공구 공사에서 최대하도급률이 124.4%에 이르렀으며 하도급 총 금액은 1414억원에 달했다.
이는 비슷한 종류의 도급계약이 70% 내외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비교했을 때 전례가 없는 계약이라고 이미경 의원은 밝혔다.
태아건설은 또 아라뱃길 6공구에서도 수역굴착공사를 하도급률 177.5%인 251억원에 수주했다.
이들 공사를 통해 태아건설은 일반적인 하도급 관행과 비교했을 때 500억원 이상이 과지급됐다고 이미경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과지급 금액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 됐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이런 전례없는 계약을 통해 태아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008년 1540억원에서 2012년 2820억원으로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태아건설은 이후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이미경 의원실 관계자는 "4대강 낙동강 공사와 아라뱃길 하도급만으로 1665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업의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며 "납득하기 힘들고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나 비자금조성 의혹을 뒷받침하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산지역 일각에서는 4대강 국정조사를 피하기 위한 기획부도설이 있다"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26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며 "훈·포장 수여자는 위법업체 처벌수위가 한 단계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한 배려라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체 감사 권한이 있다면 당연히 감사해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원 태아건설 대표는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상대 61학번 동기이자 현대건설 입사동기로,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일 때 관리부장이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방호실장을 지낸 권태섭씨는 자신의 책에서 둘의 관계에 대해 "김태원씨는 MB와 마찬가지로 가난과 더불어 살아온 경상도 시골 출신이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어려운 시절을 헤쳐 나가는데 있어 서로의 든든한 벗이 돼 주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