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기업들이 유럽의 경제위기를 틈타 유럽시장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유럽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26억달러(96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며, 북미와 아시아 지역 투자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서비스와 산업 부문이 중국의 전체 유럽 투자 중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분야가 중국의 12차 5개년 계획에서 우선순위로 분류되는 가운데 유럽 기업이 세계 제조업·환경·헬스케어 등 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세제 해택 등을 통해 국영기업들의 유럽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 회사들은 지난 몇 년간 콘크리트 기계업체 프츠마이스터와 지게차업체 키온그룹 등 독일의 주요 회사 인수건에 열중해왔다.
또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지난해 런던의 히드로 공항과 프랑스의 위성통신사업자인 유텔셋 지분을 각각 10%와 7%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 뢰제크룩 피에트리 홍콩 사모투자회사 A캐피털 대표는 "중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기술·노하우·고가치 상품 등을 유럽에서 찾고 있다"며 "그들은 유로존 경제 위기를 오히려 유럽 진출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채 위기 속에서 새로운 재원을 모색하는 유럽에게는 중국의 대유럽 투자가 희소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유럽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중국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제재가 크지 않다"며 "유럽은 특히 미국보다 중국 투자에 대해 더 실용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베이징줘웨 항공사의 미국 비행기 제조업체 호커 비치크래프트 지분 인수건은 안보와 관계 있다는 이유로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강한 반대에 부딪치며 실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