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올해 국내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북한리스크, 중국리스크 등 곳곳에 하방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민간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선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6%로 하향조정하면서 상반기는 1.9%, 하반기는 3.5% 성장률의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다.
정부도 지난달 '2013년 박근혜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3.0%)보다 낮은 2.3%의 성장을 전망했고, 최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성장률 하락이 방어될 경우 2.7~2.8%의 성장률까지 내다보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2.3% 전망치는 정책효과를 포함하지 않은 베이스라인"이라며 "추경을 실시하면 성장률이 0.3~0.4%포인트 업(up)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2.7~2.8% 성장률은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과도 일치한다"며 경기가 차차 나아져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경제연구원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5일 '2013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펴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0%로 하향조정하면서 상반기는 2.8%, 하반기는 3.9%의 전망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책 등에 상반기보다 하반기 활력이 커지는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 측은 특히 내수는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의 소비축소가 당분간 이어지고 소비자들이 가계부채를 늘리기 어려운 점 때문에 느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북한리스크, 중국리스크 등 하방위험도 존재해 '하고(下高)'의 전망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우선 북한리스크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북한리스크로 인한 긴장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투자결정이 미뤄지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외화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LG경제연구원도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또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던 중국 경제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7%로 발표, 중국의 저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 경기 축소는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구원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할 경우 한국은 0.4%포인트 성장률 하락 압력을 받는다. 특히 중국 저상장세가 심화할 경우, 중국발 쇼크를 자체 흡수할 능력이 떨어지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큰 타격을 받는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7%를 기록한 상황에서 수출주력 경제인 우리나라의 경기가 대외여건에 힘입어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013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보니 경기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이란 전망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며 "하방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