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48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2002년 처음 통계를 집계한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다.
18일 한국은행의 ‘2012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723개의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의 5.3%보다 0.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5.8% 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경학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하락했다”며 “업종별로 전지전자는 반도체 분야의 성장으로 전년대비 3.3%포인트 늘어난 7.6%를 기록한 것에 반해 건설업이 0.2%로 전년의 1.8%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는 이자보상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375.1%로 전년의 418.4%에서 급감했다.
특히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 수 비중이 32.7%로 전년보다 4.4%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활동 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00% 미만인 상태가 3년 이상 되면 보통 한계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 지표는 물론 기업의 미래 영업이익 창출능력을 말해주는 성장성 지표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액 증가율이 5%로 전년(14.1%) 보다 절반 이상 둔화됐고 총 자산 증가율도 4.9%로 전년 8.3%대비 3.4%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들이 시설투자에 얼마나 나섰는지는 알려주는 유형자산증가율 역시 2.4%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증가율의 경우 석유·화학이 전년의 32.5%에서 1.7%로 대폭 낮아졌다. 세계수요가 감소한 것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총자산증가율은 업황 부진의 여파로 건설업이 4.6%에서 -3.7%로 뒷걸음질 쳤다.
기업의 안정성 여부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93.8%로 전년(99.3%)보다 하락하며, 지난 2004년 이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100% 미만 업체수 비중이 61.3%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반면 100~200% 구간 업체수 비중은 25.2%에서 24%로 하락했다.
김경학 팀장은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의 차입금이 줄어든 탓이 아니라 상거래를 통한 외상채권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이는 결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경영하지 않은 결과로 단순히 부채비율이 낮아졌다고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자료는 한국은행이 1541개의 상장기업과 업종을 대표하는 182개의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를 이용해 산출됐다. 조사대상기업의 매출액은 국세청 행정자료를 이용한 ‘2011년 기업경영분석 집계치’ 대비 46.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오는 10월 국세청 자료를 기반한 2012년 집계치가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