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현대차 3인방에겐 잔인한 하루였다. 통상 임금 집단 소송, 1분기 실적 부진 우려, 유럽시장 판매 급감, 외국인 매도로 인해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005380)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2.65%) 하락한 18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한 때 6% 이상 급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한 것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 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현대·기아차 노조는 상여금·명절귀향비·유류비·여름휴가비 등을 통상 임금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이 거절하자 행정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임금 소송이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대규모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매도가 이어졌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탓이다. 특히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유럽에서 10만969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7% 감소했다는 뉴스도 악재였다.
이 와중에 외국인의 집중 매도도 이어졌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BNP파리바 등의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증권업계는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최근 급락한 가운데 펀더멘털 측면에서 과도한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악재가 집중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현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환율이 우호적으로 전환됐고, 계절적 성수기에 맞춰 주간연속 2교대 안정화와 광주 공장 주말 특근이 시작된다"면서 "2분기부터 현대차의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내수 부진과 해외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카렌스 등 신차 효과로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되고 중국법인의 지분법 이익 증가로 순이익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요타의 주가 상승 둔화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중 가장 저평가된 현대·기아차의 수급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토요타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 현대·기아차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부진한 내수와 예상치 못한 리콜 사태, 판매 믹스 개선 속도 둔화,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로 인해 지난해보다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류연화 연구원은 "악화된 영업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신차 모멘텀도 부족한 상황이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