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감세혜택이 종료돼 세금이 늘어난데다 지난 3월 연방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시퀘스터가 시작돼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라이언 루이스 무디스어낼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3월부터 미국 경제 회복세가 둔화됐다는 증거들이 곳곳에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이달내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미국 경제 지표를 인용해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전망 암울..세금 ↑ · 예산 ↓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활동의 선행지표인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1.3%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2.7과 지난달 2.0 모두에 턱없이 밑도는 수치다.
세금은 늘었는데 예산이 대폭 줄어들어 소매판매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감에 제조업 경기 전망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감세혜택이 종료돼 사회보장세율이 4.2%에서 6.2%로 2%포인트 올라 세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미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까지 산적한 부채를 줄일 목적으로 850억달러의 연방예산을 삭감하는 시퀘스터를 발동하자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더 어두워진 것이다.
조엘 내로프 내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 대표는 "기업들이 세금인상과 예산삭감 여파를 우려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콘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경기선행지수는 0.1% 하락해 94.7을 기록했다.
또 이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0.1% 상승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노동 시장 삐끗.."연준, 양적완화 이어가겠다"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정부 정책만이 아니다. 주택·노동 시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주택허가건수는 90만2000건으로 전달보다 3.9% 감소했다. 또 전문가 예상치인 94만2000건에도 밑돌았다.
노동시장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4000건 늘어난 35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짐 베어드 PMFA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으나 경기둔화와 시장의 자신감 결여 등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동시장의 회복이 더디자 연방준비제도(Fed)는 시중에 돈을 지속적으로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고용을 늘린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제프리 레이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양적완화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