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은행들의 고육지책이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도 예고돼 있어 은행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은행연합회 금리비교 공시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을 중심으로 만기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 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에 들어선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은 저금리로 돈은 넘쳐나는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출 수요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2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광주은행으로 연 3.82%를 기록했고 한국씨티은행이 연 3.93%,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연 3.98%로 뒤를 이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연 4.02~4.06%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곧 3%대 진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현재 연 4.0~4.07%의 금리를 3.5~3.8%로 낮출 계획이고, 농협은행은 우대금리 폭을 확대해 최저금리를 연 3.5%로 낮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현재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1~4.16%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아직 우대금리 적용 등 신규 상품 출시를 검토하지 않고 있지 않지만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면서 대출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4·1 대책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등의 주택 매입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즉 금리를 낮춰서라도 대출 고객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것.
하지만 은행간 금리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은행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저금리 기조로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있어 대출확대로 순이익이 늘어나더라도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수수료 인하 요구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중도상환수수료' 책정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등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모든 대출에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수수료 책정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도상환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단기대출, 신용대출, 변동금리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도록 해 궁극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 인하가 오히려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익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수수료 인하분을 대출금리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진정한 소비자보호"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은행의 수익확보가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은행이) 수익을 많이 내도 문제고 못내도 문제"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