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스토어, '카카오톡 게임하기' 맞수 될까

입력 : 2013-04-22 오후 3:39:59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최근 SK플래닛의 ‘T스토어’의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경쟁할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캐주얼게임 위주의 ‘카카오톡 게임하기’와는 확연히 다른 게임 라인업을 구축해 마니아 층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22일 SK플래닛에 따르면 모바일 오픈마켓 ‘T스토어’의 가입자수는 지난 18일 2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순방문자수는 1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토종’ 모바일 오픈마켓으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플랫폼으로서 T스토어의 장점으로 ▲제휴 마케팅의 가능성 ▲카카오톡과 차별화된 수익성 ▲다양한 결제 방법 등을 꼽고 있다.
 
◇ T스토어, 단순한 ‘채널링’ 아닌 마케팅 파트너
 
최근 일본의 4대 모바일 소셜 게임사 중 한 곳인 그리(GREE)는 T스토어를 통해 3D 온라인역할수행게임(MORPG)인 ‘로스트 인 스타즈’를 선보이며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오는 5월 초 출시 예정인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코드 온라인’도 T스토어를 통해 나온다.
 
이는 카카오톡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게임을 공급하려는 SK플래닛의 ‘입장’과 국내에서 신사업을 시작하면서 믿을만한 파트너가 필요한 그리의 ‘필요성’이 일치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리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막 한국시장에 진출한 우리에게 T스토어는 다른 모바일 오픈마켓보다 사용자 피드백이 빠르고 정확하고 마케팅 협력 등 많은 이점이 있다”며 “당분간은 T스토어용으로 게임을 선발매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그리코리아가 T스토어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로스트 인 스타즈'. 그리코리아는 앞으로 꾸준히 T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발매할 예정이다.
SK플래닛은 올해부터 세가의 ‘운명의 클랜배틀’, 캠콤의 ‘역전재판 시리즈’ 등을 다른 오픈마켓보다 선발매하거나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가벼운 캐쥬얼 게임보다는 ‘하드코어 게임’에 강한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게임의 공급 ‘통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 다른 모바일 오픈마켓과는 다르게, SK플래닛은 T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국내 중소게임사의 마케팅을 지원하거나 직접 퍼블리싱에 나서며 게임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카카오톡 대비 수익성과 다양한 결제방법 ‘이점’
 
T스토어의 수익배분은 앱개발사 대 T스토어가 7:3으로 다른 오픈 마켓과 동일하지만,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비교해보면 게임사의 이익이 두드러진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수익배분은 앱개발사 대 구글 대 카카오가 5:3:2로 알려져 있어, 개발사 입장에서는 유저들을 만나기까지 ‘도매상’을 한번 거쳐가는 셈으로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
 
중견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T스토어와 카카오톡은 오픈마켓과 모바일 메신저라는 구조상의 차이는 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을 공급하는 동일한 플랫폼”이라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구조가 불리한 카카오톡이나, 스스로 모든 마케팅을 해야 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비해 T스토어의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OK캐시백, 도토리(싸이월드), 문화상품권, 휴대폰 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도 T스토어의 장점이다.
 
지난 3월 14일 T스토어용으로 출시된 액토즈소프트(052790)의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좋은 예다.
 
액토즈소프트에 따르면 T스토어 마켓으로 상당수 밀리언아서 이용자들이 이동했으며, 문화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통한 T스토어 매출이 급증하면서 플레이스토어의 매출의 80%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
반면, 아직까지는 T스토어가 게임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비교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게임업계에서는 T스토어 게임 월매출은 100억원 수준에 불과한 반면,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월간 400억~500억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쥬얼 게임 중심의 카카오톡과 다르게 하드코어 게임 중심으로 T스토어의 게임 라인업을 구축해 가는 것은 전략적으로는 옳은 판단”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소셜네트워크망을 갖춘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경쟁상대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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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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