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시가 지난 22일 발표한 뉴타운 추진·해제구역 지원 방안에 대해 재건축 조합·건설사 등 현장에서는 "일부 진전된 내용이 있으나 현실성이 부족한 대책도 많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을 허용하고 사업 추진과정을 간소화한 점은 재건축 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조합 융자지원 확대나 해제구역의 매몰비용 지원 등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건축 현장에서 요구해온 '조합설립 인가 후 시공사 선택'이 포함되지 않아 재건축 사업의 장기 침체 해소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 2010년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 인가 후에서 사업시행 인가 후로 늦췄으나 이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이 심각히 떨어졌다는 반발을 샀다.
서울시는 우선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구역에 대해서는 비주거시설 내 10%에 한해 오피스텔 분양을 허용키로 했다.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로, 지금까지 상가로 분양되는 비주거시설에는 준주거시설로 분류되는 오피스텔 분양이 허용되지 않았다.
구역면적 혹은 정비기반시설의 10% 미만의 경미한 변경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기로 했다. 사업기간을 단축해 원활한 사업추진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들 조치는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고 절차를 간소화한 것으로 재건축 사업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제시됐다.
장창훈 전국 재개발재건축연합회 사무총장은 "사업내용 변경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으려면 최소한 1년 이상 걸렸다"며 이번 조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피스텔 분양 허용에 대해서도 "용적률 등을 고려해봐야 겠지만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가 22일 발표한 뉴타운 추진·해제 구역 지원 방안의 주요내용
하지만 조합에 대한 융자지원 확대와 추진위 해산에 대한 매몰비용 지원 등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 사무총장은 "사업시행 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한 서울시의 공공관리제가 조합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인데 이 문제를 고치지 않고 융자 한도만 확대한다고 해서 재건축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이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는 곳은 이미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라 융자지원을 위한 조합원 동의를 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해제 구역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대안사업으로 리모델링 활성화를 지원한 방안은 환영하면서도 추진위 해산에 대한 매몰비용 지원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시는 뉴타운 해제구역에 대해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 활성화 등 대안사업을 지원키로 했다. 그 중 리모델링 활성화 지원 방안은 15년 이상 노후건물이 60% 이상인 경우 연면적 30%까지 증축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건폐율, 용적률, 높이제한 등 건축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한 대형건설사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는 "리모델링 활성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건축선, 사선제한 등 건축법 조항 등을 정비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구역에서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조처들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피스텔 분양 허용은 신선한 대책이지만 오피스텔 공실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분양이 잘 될지는 미지수"라며 "뉴타운 사업성 악화의 근본 원인이 주택경기 침체인 만큼 주택경기가 살아나야 뉴타운 사업의 해법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