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한국은행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 김중수 한은 총재가 임기를 채우겠다는 말로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김중수 총재는 22일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은 어느 나라건 중요한 가치”라며 “한은의 독립성을 위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지키겠다”고 언급했다.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이 “총재가 임기를 지키는 게 한은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임기 말까지 잘 버틸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김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올해 들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한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잇따른 금리인하 요구로,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한차례 일어난 바 있다.
일단 한은이 이번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을 벗어난 금리동결을 하며 한은의 독립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단지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어 이번 김 총재의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나아가 이날 김중수 총재는 한은과 정부간의 경기인식 차이에 대해서도 해명하고 나섰다. 일례로 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내다봤지만 한은은 2.6%로 전망했다
이인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정부와 한은의 경제 성장률 예측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김중수 총재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세수결손분 12조원을 성장을 위해 지출한다고 봤기 때문에 올해 경제 성장률 예측치를 2.6%로 제시했다”며 “만약 정부가 이를 지출하지 못하면 경제성장률은 2.4%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정부는 우리나라 경기진단을 저성장 속에 고용은 둔화되고 내수는 부진한 가운데 수출은 개선이 안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한은은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상저하고의 경기를 진단해 경기인식 차이가 극명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현재 한은은 성장경로가 그렇게 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금리정책과 관련해 시장과의 소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4월 기준금리 결정 때 시장은 기본적으로 금리인하가 두 차례 이상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한은은 정작 반대로 갔다”며 “이렇듯 김 총재 취임 후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결정이 여러 번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금리정책 관련해 시장에 한번도 잘못된 시그널을 준 적이 없다"며 "다만 시장이 저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안 의원이 “한은이 금리 정책이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언급에 김중수 총재는 “지난 2010년 이후에 기준금리를 5번 올린 나라는 중국 밖에 없고 기준금리는 지금 당면한 상황을 위해 내리는 것이 아니라 6개월 혹은 1년 후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김중수 총재는 “추경의 효과를 위해 금리상승 시 중앙은행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국채의 직접 매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