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지난해
액토즈소프트(052790)가 1135억원을 들여 관계사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지분 20.5%을 인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인수 당시 회사측은 아이덴티티게임즈의 핵심 캐시카우 '드래곤네스트' 국내 판권 이전, 앞으로 공개될 게임 저작권(IP)에 대한 우선협상권 확보, 지분법 이익 반영 등을 이유로 지분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어떤 부분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사실상 ‘실패작’이며, 주주가치에 반하는 결정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액토즈소프트의 드래곤네스트 매출은 1억5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0.2%를 차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액토즈소프트가 배급사로 드래곤네스트를 운영한 시기는 11월28일부터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 액수는 한달치 매출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점을 감안해 1년치로 환산해도 고작 10억~20억원에 남짓하다.
IP 확보도 지지부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최대 기대작은 단연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액션 MORPG(다중사용자역할수행게임) '던전스트라이커'다. 하지만 이를 배급하는 곳은 액토즈소프트가 아닌 한게임이다.
“이미 인수하기 전에 계약이 체결됐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지만 역설적으로 IP 확보가 그토록 중요한데 왜 계약 이후에 인수를 추진했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잘못된 인수행보라는 것이다. 아울러 액토즈소프트와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추가적인 협업 계획 또한 여전히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지분법 이익도 취득하지 못하고 있다. 지분법 손익이란 피투자사의 손익 중 보유 지분만큼을 자사 손익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지분인수 당시 액토즈소프트는 “아이덴티티게임즈가 2011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경우 지분 보유를 통해 60억 이상의 재무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증권신고서를 확인한 결과 2012년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으로 액토즈소프트가 인식할 지분법 이익은 40억원 정도다. 여기에 무형자산 감가상각비가 5~8년간 매해 16~35억원씩 발생한다는 것을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이익이 거의 없다. 특히 지난해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실적이 많이 나빠졌으니 오히려 손실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사실 액토즈소프트가 아이덴티티게임즈 지분을 인수했을 당시에도 잡음이 많았다. 양사는 중국 게임사인 샨다게임즈의 손자회사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기업가치를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잡았다는 점, 인수금액이 2011년 기준 자산 전체와 맞먹는다는 점, 이를 위해 차입과 유상증자까지 했다는 점 등이 상식적으로 볼 때 석연치 않는다는 평가다.
이같이 무리하면서 인수를 했는데 성과가 매우 부진하니 시장은 더욱 의심의 눈초리로 액토즈소프트를 바라보고 있다. 실제 샨다게임즈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지난 몇년간 한국 자본시장의 취약성을 이용해 단물만 빼먹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액토즈소프트측은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단계라 민감한 이슈에 섣불리 입장을 표명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답을 할 수 없다는 점, 양해 부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