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세계 주요국 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미국·중국·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일제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곳곳에서 경기 둔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中 제조업 부진..7개월래 최악
HSBC에 따르면 중국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를 기록해 지난달의 51.6과 전문가 예상치인 51.5 모두를 밑돌았다. 이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가 제조업 확장을 의미하는 50은 넘겼지만, 전달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에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중국의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경제 3위인 일본 경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대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아베노믹스'로 경제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실물 경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앤드루 케닝햄 캐피탈이코노믹스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가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올해 일본 경제는 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유럽 제조업 암울..ECB 금리 인하 기대감 ↑
서구 경제권의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고 유로존의 4월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 잠정치는 46.5에 머물러 15개월 연속으로 50선을 하회했다.
특히 유럽대륙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 PMI가 48.6으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유로존 내 불안감이 커졌다.
◇올해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 <출처 : CNNMoney>
이와 더불어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의 올해 성장률전망치를 기존 -0.1%에서 -0.3%로 하향 조정한 바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CNN머니에 따르면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채권 수익률은 최근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렉 퍼시 JP모건 투자전략가는 "4월 유로존 PMI가 기준금리 인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초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6월쯤 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음 달에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향후 세계경제, 먹구름 짙어져
주요국 제조업 지표 부진은 세계 경제 전망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톰 투치 CIBC 월드 마켓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미국, 유로존 모두 기초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대표는 "각국이 부양책을 사용해도 향후 몇달간 세계 경기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줄리앙 칼로우 바클레이스 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제조업 지표를 보면 이번 2분기 경제 성장이 가능할지 불투명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저스틴 레더러 캔터 피츠제럴드 채권 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상당 기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