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위험지표를 공부하자 ②베타계수

입력 : 2013-04-29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빠름~ 빠름~ 빠름~ 올레!"
 
빠르디 빠른 세상에 사람들은 '올레'를 외칩니다. 요즘같이 금융시장이 불안한 때 투자자들도 마음이 급해지고 행동이 빨라지는데요. 느긋하게 수익을 쌓아가기 보다는, 빠르게 수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입니다.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기어가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거북이를 본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무색한데요.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토끼처럼 민감하고 민첩하게 움직여 수익률을 '깡충' 높여 놓습니다.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수익은 챙기고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자는 거죠.
 
펀드투자는 '느림의 미학'이 있습니다. 펀드는 직접투자인 주식과 다르게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인 운용의 미가 필요한 상품인데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변화가 느껴집니다.
 
최근 펀드기사를 보면 '레버리지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하죠?
 
레버리지 펀드는 액티브 펀드 보다 베타를 높인 펀드입니다. 그러니까 주가지수의 등락률 대비 1.5~2배 내외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기존 액티브펀드 보다 2배 빨리 수익을 낼 수 있으니 빨라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베타를 높였다는 뜻 짐작이 좀 가나요? 베타, 즉 베타계수는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 변동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를 보여주는 것으로, 펀드의 위험지표 중 하나입니다.
 
펀드의 베타계수가 클수록 펀드 수익률이 시장수익률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시장의 등락에 민감해진 투자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베타계수를 높인 레버리지 펀드가 나온거죠.
 
만약 펀드의 베타계수가 1이라면 시장수익률과 똑같이 펀드의 수익률이 움직인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들어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A펀드의 베타계수가 1이라면, 코스피지수가 10% 상승할 때 펀드수익도 10%가 됩니다.
 
B펀드의 베타계수가 1.5이고 C펀드의 베타계수가 0.5라고 한다면, 코스피지수가 10% 오를때 B펀드는 15%, C펀드는 5% 오릅니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했던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률 2배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시장이 하락할 경우에는 손실폭도 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깜빡 잊고는 하는데요.
 
코스피지수가 10% 하락한다면, 베타계수가 높은 B펀드의 경우 15%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이죠. C펀드는 5% 손실이 나는데 그칠거고요.
 
B펀드의 경우 공격적으로 운용한 펀드이고, C펀드의 경우 방어적으로 운용한 펀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장상황이 좋을 때라면 베타계수가 높은 펀드를 선택하면 유리하겠지만, 시장상황이 좋지않을 때는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서 슬슬 베타계수와 표준편차가 헷갈리는 분들이 있죠. 표준편차의 경우 수익률의 등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이라는 요소 외에도 매입금액과 일자에 따라 수치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지만, 베타계수의 경우 펀드 포트폴리오가 가진 벤치마크 지수의 추종과 관계 있으니 혼돈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표준편차와 마찬가지로 베타도 같은 유형의 펀드를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펀드들의 최근 3개월 베타와 표준편차를 비교해볼까요?
 
 
일반주식형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를 보면 베타계수가 각각 0.59와 0.44로 유형평균인 0.87보다 훨씬 낮아 시장민감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도 유형 평균보다 작아 수익률 변동성도 크지 않은 안정적인 펀드라고 짐작이 가능합니다.
 
레버리지 펀드인 NH-CA1.5배레버지리인덱스 펀드의 베타계수는 1.03,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의 베타계수는 1.05인데요. 앞서 본 일반 주식형보다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겠구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 NH-CA1.5배레버지리인덱스 펀드보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가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더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표준편차를 보면 NH-CA1.5배레버지리인덱스 펀드는 22.22%로 변동성이 일반 주식형에 비해 높은편이고,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는 33.34%로 수익률 출렁임이 더욱 심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초소재섹터 펀드인 블랙록월드골드 펀드의 베타계수는 0.79로 일반주식형 펀드와 레버리지 펀드의 중간정도인데요. 기초소재섹터 펀드의 유형평균 1.43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편입니다. 표준편차는 34.19%로 수익률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상승장에서 블랙록월드골드 펀드처럼 표준편차는 높은데, 베타계수가 낮다면 수익률의 변동폭은 크면서 벤치마크 수익률은 못쫓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로는 펀드의 위험수준을, 베타계수로는 펀드의 수익률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표준편차는 낮고 배타계수가 높다면 저위험 고수익 펀드일 가능성이 높겠죠.
 
펀드 위험지표는 지금까지 공부한 표준편차와 베타계수 외에도 샤프지수, 젠센의 알파, 트레킹에러 등이 더 있습니다. 펀드 위험지표 공부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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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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