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정부가 오는 30일 민·관합동의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힘에 따라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산물은 체감물가 등락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공산품과 달리 관리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전 정부도 근본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
지난 겨울 한파로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며 양파값이 급등한 일이나 구제역 파동 이후 무분별한 돼지고기 수입이 돼지값을 급락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때문에 이번 대책의 성공여부가 새 정부 물가정책의 당락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유통 개선'을 핵심 국정과제로 공약했고 이에 발맞춰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이하 농식품부)도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운영' 방침을 5대 실천과제로 청와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그 후속탄으로 무엇보다 '가격안정대' 개념을 도입한 게 눈의 띈다.
가격안정대는 수급조절위원회가 결정하되 농산물 가격이 안정대를 벗어나면 정부가 단계별 매뉴얼을 마련해 대응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테면 농산물 가격이 평균치의 20%를 넘으면 '주의' 단계를 적용, 산지상황 점검을 시작하고 '경계' 단계로 수위가 올라가면 정부가 비축한 물량을 시장에 풀며, '심각' 단계로 상황이 악화되면 해외에서 물량을 수입하는 식이다.
정부는 "직접적 시장개입을 지양"하고 그동안 소외돼온 현장의 생산자 목소리를 직접 반영한 데서 이번 대책의 의미를 찾고 있지만 '배추국장', '무국장'으로 대표되는 이명박정부의 '직접 물가 관리' 방식과 얼마큼 차이를 지닐 지는 미지수다.
이전 정부도 하나같이 출범 초부터 물가 단속에 나서며 농산물 수급 문제를 국정과제로 풀어보려 했지만 물량이 떨어지면 수입하고 물량이 넘쳐나면 폐기하는 식의 주먹구구식 대책으로 일관해왔다.
농산물은 파종과 출하 사이에 시간차가 있고 자연재해 여파를 많이 받기 때문에 정확한 수급 예측이 힘들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이에 더해 이미 8개 나라와 체결, 발효 중인 FTA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농산물 의무 수입 물량은 계속 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가격안정대는 당장 양파와 배추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파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이라는 점에서, 배추는 수급조절이 가장 까다로운 농산물이라는 점에서 30일 예정된 첫회의 안건으로 올랐다.
농식품부는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중 배추와 양파에 대한 수급조절매뉴얼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