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빠른 증가세를 보이던 다중채무자 수가 지난해 들어 증가세가 정체됐지만 기존 다중채무자 부채의 질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낀 다중채무 금액과 다중채무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부업체와 비은행금융기관에서의 동시 차입뿐만 아니라 대부업체와 은행에서의 동시 차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다중채무자가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표 제공=한국은행)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체 다중채무 금액 가운데 50세 미만 연령층의 다중채무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하는 반면 50세 이상 고연령 층의 비중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퇴직자의 자영업 진출 등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가 일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는 최근 다중채무자 부채의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이들의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말 3.3%이던 다중채무자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4.6%로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다중채무자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6%에서 2.7%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한은은 “대부업체를 낀 다중채무 금액과 차주수가 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다중채무자가 대부업체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하게 될 경우,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에도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