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지난 2년 동안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삶을 대비한 경제적 준비가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 관련 비용지출과 보건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 재정상태가 악화됐고, 노부모세대에 대한 부양부담이 증가했다.
2일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메트라이프생명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2차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0년 1차년도 연구에서 조사했던 베이비부머 조사 대상자 중 3275명의 삶의 변화를 8가지 영역으로 나눠 추적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의 45%가 은퇴 후 삶이 이전만 못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지난 2년새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 관련 지출 비용은 27% 늘었고 보건의료비도 11% 증가했다. 반면 자신들을 위한 여가 지출 비용은 14% 줄었다.
노부모세대에 대한 부양 부담도 여전히 높았다. 2012년 베이비부머의 71%가 부모세대가 생존해 있다. 이 중 10% 정도는 노부모와 함께 살고 있고, 68%가 노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43%는 지난 2년간 노부모의 간병이 필요한 상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삶을 대비한 경제적 준비도 취약해졌다. 국민연금이나 (특수)직역연금, 기업연금 가입율은 2년 전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지만, 개인이 조정 가능한 부분들은 크게 감소했다.
개인연금은 44%에서 38%로 줄었고, 보험은 82%에서 77%로, 예금 및 적금은 69%에서 64%로, 펀드는 13%에서 9%로 줄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50%에서 24%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베이비부머 중 3층 노후소득보장체계(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를 모두 갖춘 비율이 14%에 불과하며, 은퇴 후 생활비 충당을 위한 저축 및 금융투자 역시 충분하거나 차질없이 준비하는 비율이 21%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 미흡하거나 준비 계획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학교 교수는 "높은 실업률, 대량 은퇴,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자영업자의 급증과 몰락 등 거시지표 상으로 나타나는 한국 사회의 모습 속에 투과된 지난 2년간 베이비부머의 삶 변화의 방향성이 다소 희망적이지 못하다"면서 "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