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용주 원장 "협동조합은 고령자 일자리 대안"

"양질의 일자리 발굴, 최대 난제이자 목표"
"올해 최대 24만개 공급..민간일자리 2만개 발굴"

입력 : 2013-05-07 오후 2:35:34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협동조합은 고령자 일자리의 대안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지난달 유럽의 협동조합을 둘러보고 온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사진)은 "유럽에서 협동조합이 100년 이상씩 발전해오면서 더 활발하게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노인일자리에 접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의 진전으로 전문지식을 갖춘 은퇴자와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들에게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해 "노인일자리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여가, 평생교육 등 전국민 은퇴설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영주 원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역할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노후 준비를 잘 할 수 있는지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또 많은 일자리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그런 일자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인일자리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일자리에 참여할 때 필요한 주의점이나 전문지식 등 교육을 해드린다.
 
◇"양질의 고령자 일자리 확보가 관건"
 
- 노인일자리 문제에 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빈곤율이 45%로 가장 높다. 그만큼 어르신들의 노후준비가 잘 안돼 있다. 70이 넘어서도 일자리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보급해야 하는데 일자리 공급이 수요만큼 따라주지 못하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다.
 
현재 23만개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원하는 분들이 70만명 이상 더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자리를 더 늘려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는 이번 국정과제로도 채택했지만 내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노인일자리 5만개씩 20만개를 늘려나가기로 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고령화가 더 진전되면서 전문지식 은퇴자, 베이비부머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분들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어려운 과제다. 노인인력개발원은 모든 역량을 다 해서 민간기업과 협력해서 많은 좋은 일자리를 개발하도록 하겠다.
 
- 한국인력개발원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노인일자리에 참여하시는 분들에 한정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국민들께서는 아직 잘 모르신다. 앞으로 고령화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든 국민이 노후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더 많은 국민들과 접촉을 하면서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우선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서 100세누리 사이트에 연결, 많은 노인일자리, 여가생활, 구인구직정보를 얻으실 수가 있다.
 
인터넷 접근이 어려우신 분들은 주민센터나 구청, 시청을 가시면 충분한 안내를 받으실 수가 있다. 또 노인일자리 대부분이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종합사회복지관, 대한노인회 각 지회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인근의 복지기관에 가시면 노인일자리 참여 신청을 하실 수가 있다.
 
- 올해 확대 계획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은 어떤 부분인가.
 
▲올해 노인일자리는 23만개고, 소요되는 재정은 4000억원이다. 국고가 2200억원이고, 대부분의 재원들은 지자체를 통해서 집행이 된다. 추경에서 470억원이 추가 반영되면 24만개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해부터 노인일자리 참여기간을 9개월로 작년  7개월에서 2개월 늘린다. 또 10년동안 급여가 20만원에 묶여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30만원, 4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던 일자리보다는 종합적인 일자리를 발굴하려 하려 한다. 노인일자리가 노인들의 소득보전 역할도 하지만 이를 통해서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고, 자연환경도 복원시킬 수 있도록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해서 집중투자하려 한다. 새로이 발굴하려는 민간일자리는 평균 70만원이다.
 
적게는 30만~4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된다. 조금 더 강도 있는 일을 해 정규직업과 유사한 직업 형태가 될 것이다.
 
◇"협동조합,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수행기관 역할까지 가능"
 
- 지난해말 협동조합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협동조합이 노인일자리 해법에 어떤 효과를 낼 것으로 보는가.
 
▲최근에 유럽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협동조합을 둘러봤다. 자생적인 협동조합이 100년이상씩 발전해오면서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이 특히 노인일자리에서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스스로 주인이 돼서 일자리를 발굴할 뿐더라 스스로 일자리에 참여하는 근로자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일자리를 공유할 수 있다.
 
앞으로 노인일자리가 23만개에서 40만개까지 늘어나게 되면 일자리를 추진하는 수행기관이 더 필요하다. 현재는 1500개 기관이 일자리를 하고 있는데 5만개씩 매년 늘어날 때 이를 수용해서 추진할 추진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일자리 수요자인 그분들이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일자리를 수행하는 수행체계가 될 수 있다. 별도의 수행기관을 새로 만들거나 현재 수행기관에 더 과중하게 주지 않고 협동조합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일자리가 계속 추가로 확대되기 때문에 수행기관으로 협동조합이 대안이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유럽 출장을 다녀오셨는데 선진국 협동조합의 모범사례를 꼽으신다면.
 
▲사회적 서비스를 협동조합형태로 제공하는 것과 일반 주식회사 같은 경제주체로서 활동을 하는 것을 봤다. 이탈리아의 경우 사회적 협동조합이 노노케어, 아동케어 등 여러가지 사회서비스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많이 위탁을 받아서 수행하고, 조합원들이 스스로 고용돼서 일을 한다. 스스로 조합책임자를 선출하고 계속 업무영역이 확대되면서 고용자도 늘고, 오랜기간동안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협동조합이 각 분야별로 많이 있다보니 그 지역사회를 베이스로 해서 협동조합끼리 서로 연합회를 만들고, 그 연합회가 또 다시 조합원들의 출자를 통해 더 큰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경제활동을 한다. 연결출자로 대기업을 만들 수가 있다.
 
의문은 이 나라가 과연 어떻게 협동조합을 통해서 기업문화가 이뤄졌는가였다. 그 나라 주민들이 100년이상 지역사회에서 협력하면서 공동으로 일하면서 발전해온 배경이 있었고, 그것이 성공요인이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다행히 두레와 같은 공동체 뿌리가 일부 있다. 그런 정신을 잘 살리고 시간을 가지고 뿌리를 내리게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령화시대 허브기관으로 도약할 것"
 
- 오는 7월 고령사회복지진흥원으로 확대개편된다. 중점을 두고 계신 부분은.
 
▲전국민 은퇴설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추겠다. 정부는 현재 관련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각 분야에 노인들이 참여하는 여건을 만들겠다. 특히 부산지역에 시범적으로 주민자치센터에서 교육과 자원봉사 등 사회참여 연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시스템화해 고령화시대 허브기관으로 거듭나겠다.
 
- 노인문제를 바라보는 국민 모두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은.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나의 노후는 누가 책임져 주지 않고, 맡길수도 없다. 개개인 모두가 노후준비에 최선을 다해달라. 노후행복이 최고의 인생 행복이다.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주요 약력
 
 
▲국립소록도병원 복지과,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행정사무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과장, 건강증진과장, 보건산업정책과장, 국립보건원 훈련부 교학과장, 한방제도 담당관
(1993~2002년) ▲주미국(대) 참사관, 보건복지부 기초노령연금T/F단장, 연금정책관, 공보관(2002~2009년)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 실장(2010~2012년) ▲한양대학교 보건의료연구소 연구교수(2012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2012년 12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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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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