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엔저 효과에 힘 입어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주에 잇달아 발표되는 일본 제조업체들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노무라 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월부터 4년간 일본 6대 자동차 제조업체들 영업이익은 엔고 타격에 3조6000억엔(364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피해가 컸던 닛산과 혼다자동차는 환율 변동 리스크로부터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10월 당시 75.31엔을 기록했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00엔대 돌파(엔화가치 하락)를 시도하며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발표되는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실적은 영업이익이 5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카하시 이세이 크레딧스위스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며 "2013회계연도의 실적도 3분의 1이 엔화 약세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문가들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던 소니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기모토 고이치 BNP파리바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는 "엔저 영향력이 매우 크다"며 "이는 제조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맞는 것처럼 혁명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환율이 1엔 상승할 때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영업이익은 2~3%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90엔 수준의 엔화 환율에 기반해 올해 실적을 산정하고 있어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도 80엔대 밑 환율을 기준 삼았던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본 2위 자동차업체인 닛산자동차의 경우는 영토분쟁에 따른 중국 판매 감소 영향으로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일본 최대 전자업체 파나소닉도 2년 연속 10억여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들 업체들의 손실 규모가 이전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같이 일본 기업들이 엔저 효과에 수혜를 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이들 기업들의 R&D, 생산설비, 마케팅 분야의 투자·지출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기모토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수익 증가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도 부가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 만족도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