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동반성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하는 동반성장지수평가 발표가 오는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지난해 개선등급을 받은 몇몇 업체들이 동반성장평가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업체들은 동반성장지수 평가기준이 업체나 업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것인데다, 협력사에 대한 자금 지원 분야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개선등급을 받은 A조선업체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아 이번에도 평가결과가 낮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동반성장팀과 동반성장 TF팀(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협력사에 기술지원 등도 하고 있지만 올해도 등급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발주처가 배를 다 만든 후 잔금 대부분을 주기에 조선업체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항목인 협력사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조선업체가 불황이어서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현금결제가 더 어렵다"며 "업종과 업황에 따라 동반성장지수평가 기준을 다양화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기준 중 자금지원 항목 비중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선등급을 받았던 B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표준계약서 사용, 협력사 교육, 기술인력지원, 경영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했지만 동반성장지수 평가 중 재무부분 비중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 개선등급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동반성장지수평가는 평가기준 중 재무적 평가비중이 높아 자금 여력이 큰 대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도 중요하지만 인력이나 기술, 마케팅 지원 등 협력업체가 성장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목들의 평가 비중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선등급을 받은 C기업도 "협력사들이 자금지원보다 해외 판로개척 지원을 바란다는 자체 설문조사에 따라 협력사들에게 해외 판로개척 지원사업과 판로개척 교육을 확대했다"며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자금 지원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준 후 업체마다 똑같이 평가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지수평가를 실시하는 동반위와 공정위는 평가기준에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자금지원 항목에 특별히 높은 비중을 준 것은 아니지만 평가대상 업체들이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과 업종·업황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마련하라는 기업들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내년부터는 동반성장지수평가에 유연성을 가지고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정책과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 공정거래기준에 대해 따로 기준을 두고 있지 않지만 평가 기업의 매출에 현저히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을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지난해에 이어 2번째로 74개 평가대상 기업에 대해 동반위의 중소기업 체감도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이행실적 평가를 합산해 발표한다.
평가등급은 우수, 양호, 보통, 개선 등 4등급으로 발표된다.
동반위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체감도 평가는 74개 평가대상 기업의 1·2차 협력사 9200여개사에 공정거래(40점), 협력(30점), 동반성장체제(30점) 등의 항목으로 체감도 설문조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