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영개발원, 20일만에 감사 교체 '해프닝'

입력 : 2013-05-09 오후 5:38:2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경영개발원이 이사회의 잘못된 판단으로 20일만에 기존 감사를 재선임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LG경영개발원은 지난 3월15일 육근열 LG경영개발원 부사장을 신임 감사에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감사였던 조석제 LG화학 사장의 후임으로 육 부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불과 한 달도 안된 4월3일. 이번에는 기존 조석제 사장을 감사에 선임한다고 재공시했다.  불과 20일만에 이사회 결정을 번복하고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사정은 이랬다. 육 부사장은 LG그룹 내 준법경영 확산과 부정근절을 위해 발족한 정도경영 태스크포스(TF) 팀장에, 서브원 감사도 겸임하고 있어 LG그룹의 내부 감찰관으로 불린다. 하지만 원 소속은 LG경영개발원이었다. 
 
LG경영개발원측이 이 사실을 잊은 채 업무와 직책만 염두에 두고 감사를 선임한 것이다. 그 결과 경영개발원 감사가 내부인으로 선정되면서 감사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의심받을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마터면 윤리경영을 모토로 한 '정도경영' 기조를 스스로 허무는 꼴을 보일 수도 있었던 셈이다. 그제야 급히 사후 조치에 나서서 조 사장을 유임하는 '제자리 감사'를 하게된 것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육 부사장을 선임한 것은 이사회에서 판단을 잘못한 것"이라며 "감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내부인사를 배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감사가 같은 회사 소속이어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감사직을 맡을 인물이 현재 조 사장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유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LG경영개발원은 현재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이병남 LG인화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LG그룹 트윈타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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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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