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공판 '공개'놓고 檢-민변 '격돌'

檢 "국가 안보 위협" vs 辯 "공개재판이 원칙"..결국 비공개
검찰의 증인(유씨 여동생) 여권 압수 놓고도 긴장감 '팽팽'

입력 : 2013-05-09 오후 4:33:01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국가정보원의 조작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피고인 유모씨의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이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그동안 이 재판의 공판준비기일은 공개재판으로 진행됐지만, 검찰은 '핵심증인' 유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10일 전날 '비공개 재판요청'을 했고 이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유씨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신문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1시간 가까이 법정공방을 벌였다.
 
검찰이 비공개 재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국가안보 위협' 때문이다.
 
반면 유씨 측 변호인은 '공개재판은 헌법상의 원칙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재판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비공개할 사유가 없어 보인다'며 맞섰다.
 
검찰은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국가의 안전보장, 기타 공공의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비공개 처리할 수 있다"면서 "유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공개재판으로 하면 탈북자 인적사항이나 수사기법의 노출 우려가 있다. 또한 북한의 대남공작 사이트에 이 재판 내용이 올라가면 북한이 이를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헌법상 공개재판이 원칙이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유씨의 공소사실 내용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할 것"이라며 "유씨가 진술을 번복하게 되면 그 경위에 대해서도 물을 것이다. 이 재판을 비공개하면 국민의 알권리와 보도 권리가 침해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검찰은 "재판을 공개하는 이유는 감시망을 두고 투명하게 재판을 하자는 것이다. 이 법정에서 오간 내용을 외부로 알리는건 공개 목적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변론이 끝나자 '비공개 재판 요청'에 대한 의견을 합의하기 위해 10분간 휴정했던 재판부는, 법정에 다시 돌아와 유씨의 증인신문에 대한 '비공개 재판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개재판이 헌법상 원칙이지만, 사유가 있으면 제한하도록 돼있다.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사항에 유씨가 '국정원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등의 질의가 포함돼 있어 국정원 직원의 인적사항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재판을 공개하는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변호인 측은 '질의사항에 국가안보와 공소사실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 이 두 부분을 나눠서 진행하겠다. 공소사실에 대한 부분만이라도 공개해달라'며 재판부의 비공개 결정에 이의 신청했다. 재판부는 한 차례 더 휴정을 한 이후 변호인측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한편, 비공개 결정에 앞서 변호인 측은 '증인 유씨에 대한 여권을 검찰이 압수한 것은 부당하다'며 오는 23일에 유씨가 출국하려면 여권이 필요하니 돌려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반박하는 등 법정 안에 양측의 긴장김이 팽팽했다.
 
검찰은 "23일 유씨에 대한 출국 명령이 떨어진 취지가, 유씨가 조사받을 때 국내거주 의사 밝혔고, 본인의 과거를 털어놓는 진술을 했기 때문에 국가도 우려되서 1달 간격으로 체류기간을 연장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 출국일이 23일로 통지됐지만 꼭 그 날 나가게 되는건 아니고 오늘 증언과 본인 태도에 따라 어떨게 될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은 "수사할 때나 쓰던 회유책을 법정에서 말하는건 증인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다. 검찰의 권한도 아니다. 유씨는 출국하고 싶어 한다"고 반박했고, 검찰은 "유씨가 출국하고 싶어한다는 말은 오늘 처음 들었다. 오늘 그 바탕에서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오후 3시쯤부터 시작한 유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후 늦게 끝날 예정이다.
 
유씨는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탈북자 명단과 국내 정착상황 등을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로 국정원에 검거됐으며, 검찰은 지난 2월 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5일 국정원이 유씨 여동생의 법정진술을 막기 위해 출입국관리소 직원을 통해 유씨 여동생의 출석을 요구하고 강제출국을 시도하고 있다며 성명을 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국가정보원 탈북 화교남매 간첩조작사건 여동생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유씨의 간첩사건은 국정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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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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