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덮친 저금리 파고..위기를 기회로

입력 : 2013-05-10 오후 8:57:30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앵커 : 은행권은 그야말로 춘래불사춘입니다. 업계가 불황인 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1분기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직면한 은행들의 고질적 문제를 금융팀 송주연 기자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 지난 1분기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서 반토막이 났다면서요?
 
기자 : 네, 저금리로 인한 은행권의 위기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들 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이 감소했습니다. 그야말로 반토막이 난 건데요, 특히 1분기중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000억원 감소했고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분기별로도 지속적으로 줄고있습니다.
 
이자이익 감소는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의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1분기 순이자마진은 1.95%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3분기 1.91%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 앞으로도 좋은 실적 기대하기 어려울까요?
 
기자 : 은행 실적의 향후 관건은 순이자마진 회복 시기인데요, 한국은행이 2분 기 중 기준금리를 또 한차례 내릴 경우 순이자마진 회복은 4분기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한차례 더 내려가면 은행의 순이자 마진 은 지난 1분기 2.62%수준에서 2.11%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들도 기준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2분기에는 순이자마진이 어느 정도 정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한번 더 내릴 경우엔 순이자마진 회복 시기는 4분기까지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가 금융권에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은행간 과열경쟁이 순이자마진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없이도 3분기까지 순이자마진이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우리보다 저금리 10년을 경험한 먼저 일본 은행들이 어떻게 불황의 늪을 탈출했나요?
 
기자 : 일본경제는 지난 1980년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버블을 형성하며 호황기를 누렸지만,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저금리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 기간 일본은행들도 금리하락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줄면서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됐는데요, 1980년대 평균 13.6%에 달하던 대출증가율은 평균 0%로 급락했고, 예대금리차도 3%대에서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일본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산운용과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지속했습니다. 기업대출 위축 등으로 대출 증가세가 정체 상태에 이르자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고 비이자 수익인 수수료 수익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은행들은 대출 둔화로 이자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수수료 수익 비중을 늘렸는데요,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01년 9.7%에서 2011년 17.1%로 두 배 가량 확대됐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서 일본 3대 은행의 해외 영업이익 비중은 2010년 23%대에서 2011년 26%대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국내 은행들은 저금리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 국내은행들도 신규 수익원 창출만이 저성장·저금리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국내은행들은 기존 소매금융을 벗어나 무역금융 등과 연계한 수수료 사업 확대와 해외진출을 통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은행들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전체 수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2015년까지 10%대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습니다.
 
연계 영업을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에서도 나서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포가 중심인 전통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스마트금융 등 비대면 채널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스마트 금융의 경우, 스마트 기기가 모든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취급할 수 있게 됐으며, 기존 고객들의 요구를 즉각즉각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 새로운 먹거리도 중요하지만 리스크관리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 맞습니다. 은행들은 신규 수익원 발굴과 함께 은행들은 적극적인 연체 관리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앞으로 안정적 이익 창출을 위한 핵심 역량이 바로 충당금 관리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부실기업이 늘어나 은행에 부담을 줄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은 수익을 비축하고 유보금을 더 많이 쌓는 쪽으로 기업들의 부실에 대비하면서 자금 운용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장들도 올해 경영 핵심전략으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수익 창출을 위해 힘들게 쌓아 올린 자산이 부실화로 인해 빛이 바래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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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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