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엔저 기조에 일본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엔저 여파가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달러당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와 함께 30%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지난주 100엔대(엔화가치 하락)를 돌파한 바 있는 달러·엔 환율은 이날 4년 7개월 사이 최고 수준인 102.15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환율이 내년에 120엔까지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에 일본의 대표적 수출 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전년도 대비 대폭 개선된 2012회계연도 순익을 발표했고, 소니는 5년만에 흑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자동차·가전기기 부문 수출 경쟁국인 한국의 수출업체들은 상대적인 원화 강세로 울상 짓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자동차 부문은 엔저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다만 전자제품은 자동차 부문보다는 타격이 덜하다"고 진단했다. 현오석 한국 경제부총리도 일본 엔저 현상이 우리 수출 부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독일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 독일은 일본과 비슷한 업종의 제품들을 수출하고 있지만 고급 승용차를 제외하고서는 일본 기업들과는 공략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란츠 게오르그 본 부세 독일 렘켄 이사는 "독일은 일본 수출업체들과 경쟁하지 않는다"며 "또 우리의 농업기구들은 일본의 제품보다 더 크고 기술 면에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엔저 추세가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화 약세에 타격을 받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현재 미국 의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TPP 회담 참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관계자는 "엔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수출·고용 감소를 낳을 수 있다"며 "이는 일본이 TPPA 교섭에 참여해선 안 되는 주요 요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