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지난주 주요 7개국(G7) 재무회담 이후 유럽당국자들을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긴축보다 성장이 필요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강력한 유럽 각국의 긴축 정책에도 실업률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긴축 대신 성장을 추구해도 유럽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비할 것이라는 등 성장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긴축 이어가다 경기침체 '심화'.."성장이 필요한 때"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회담 이후 "나는 긴축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며 "긴축이 곧 더는 지속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마크 월 도이체뱅크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유럽의 긴축정책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몇몇 유럽 국가들이 국가 부채를 줄이고자 강력한 긴축정책을 이행했지만, 경기침체(리세션)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4%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불황이 이어지며 실업문제가 불거졌다.
유럽연합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은 12%로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실업률 증감 <사진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상황이 악화되자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는 이미 긴축을 완화하고 성장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 이탈리아는 엔리코 레타 신임 총리를 필두로 그 전임자가 추진해 오던 판매세 인상 조치를 없애고 긴축에서 성장 쪽으로의 방향 선회를 준비 중이다.
스페인 정부는 새로운 사업을 지원하고 기술연구와 개발 등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성장 정책 효과 있을까..전문가 의견 분분
유럽 주요국들이 서서히 성장정책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먼저 재계 유명 인사들은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에 줄줄이 동의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G7 회담 이후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도 이탈리아 정부가 지금껏 유지했던 긴축재정 기조를 성장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메르츠은행은 유럽 정책의 초점이 긴축에서 성장으로 바뀌면 단기 유로존 성장률이 약 0.5%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스페인의 부동산 경기 침체 문제와 유럽 금융권의 구조적 부실을 이유로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루벤 세구라 까이윌라와 로렌스 분 BOA 경제 전문가들은 "긴축을 완화한다고 해서 유럽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적 완화에 너무 큰 희망을 걸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