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삼성 외 대기업도 창조경제 사업 준비 중"

박 대통령 방미 성과 알리기 총력전

입력 : 2013-05-13 오후 4:53:5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그룹에 이어 일부 대기업들도 창조경제 확산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 수행 성과를 보고하는 기자간담회를 마련, "일부 기업에서 삼성의 아이디어와 비슷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달 구성한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산업계 전반을 아울러 창조경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 중복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대신 개별 기업이 나서 관련 사업에 대한 계획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투자 여력이 충분한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확산에 부응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박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를 요청한 것에 대해 흡족해 했다.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인에 대한 전문직 비자 쿼터 문제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관련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등 쿼터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이 부회장은 "경제계에서 수차례 건의한 내용인데, 그동안 별 다른 진전이 없었다"면서 "박 대통령의 요청을 계기로 관계 기관이 후속 조치에 관해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급증한 한반도 안보위기를 이유로 한국 철수설이 불거진 GM이 투자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도 재계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상공회의소 초청 라운드 테이블에서 댄 에커슨 GM 회장을 만나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했고, 댄 회장은 "통상임금과 노조, 노사관계 등 몇 가지 사안에 달린 것 같다"고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에 대해 좋은 해결책을 기대해보라"고 화답하며 미국 측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이 부회장은 전했다.
 
다만 통상임금 관련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거친 비판이 있는데다 법조계 또한 대법원 판례를 이유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어 해결까지는 녹록치 않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노동계가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벌일 수도 있다.
 
재계는 또 미국 정재계가 한반도 안보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을 수행한 경제사절단은 지난 6일(현지시간) 도착 첫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주최한 비공식 사절단 만찬에서 북핵 안보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지표와 경영활동, 투자, 일자리 등이 북핵 안보위기 등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임을 보여주는 자료를 사절단에 나눠주고 숙지시키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북핵 위기에 대해 집중적 질문을 예상했으나 오히려 미국 기업인들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다"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미국 정재계에선 이를 심각히 여기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헤이아담스 호텔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뿐만 아니라 여성과 중소·벤처 기업인들에게 발언 기회가 고르게 주어졌다고 이 부회장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는 중소, 중견기업의 정상적인 거래를 제약해 경영환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위한 기업 인수합병(M&A) 시 세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검토 의사를 밝혔다.
 
한편 전경련이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개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파문으로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묻힐 상황에 놓이자 정부와 재계가 합심해 성과 홍보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이날 오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박 대통령 미국순방 경제 분야 주요성과 평가 및 후속조치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열었다. 삼성그룹 역시 같은 시간대에 서초사옥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방미 성과 브리핑은 당초 11시로 계획됐으나 갑작스레 오후 2시로 미뤄지는 등 정부와 삼성그룹, 전경련이 차례로 방미 성과를 보고하게 되자 이 같은 지적은 한층 설득력을 얻게 됐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일정 체크에 혼선이 생겨 브리핑이 미뤄진 것"이라면서 "방미 성과에 대해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 삼성그룹과)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방미 경제사절단의 성과를 브리핑 하고 있는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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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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