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제민주화 제동'에 숨가쁜 행보

경제민주화 가시화되자 정몽구·신동빈 참석..정홍원 총리도 방문

입력 : 2013-05-02 오후 6:30:00
[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대내외 경제 위기 상황임을 거듭 강조하며 최근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경제민주화 입법화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회장단은 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례 회의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정거래 질서 확립, 동반성장 확산 등 관련 법안의 입법 취지는 동의하지만, 규제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 5단체는 이날 오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서도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일련의 국회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명분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 및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경제5단체장은 2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윤상직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곽보연 기자)
 
이날 모인 전경련 회장단 역시 성장 동력 저하를 우려하며 "신중한 추진을 희망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대한 국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함으로써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였다. 입법 로비 논란까지 낳으면서 최근 국회를 항의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장단은 무엇보다 우리경제가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고, 투자확대와 고용안정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대외적으로 유럽의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대내적으로 내수부진까지 겹쳐 우리경제의 위기 극복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특히 엔저 현상은 기계, 자동차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수출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무역·투자 활성화 정책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잊지 않은 뒤 "기업들도 투자확대 및 고용안정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날 박 대통령이 규제완화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설정, 수출 중심의 성장 정책을 강조한 것에 대한 화답이자 경제민주화로 압박하는 정치권에 대한 경고가 동시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단은 지난 4월 발족한 창조경제특별위원회의 운영계획과 사업내용을 보고받고, 회원사의 적극적 협조도 당부했다.
 
회장단은 "창조경제특위는 새로운 산업, 시장, 직업을 만들기 위해 융복합 산업 활성화, 산업 고부가 가치화, 신산업 육성 방안 등을 마련하여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회원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오는 5일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경제사절단을 파견, 한미 경제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과 오찬간담회 등을 개최하는 등 양국 경제계 간 협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수행단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구속수감되어 있는 관계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장이 대신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인해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대기업들이 정상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며 적기납품에 어려움이 있는 중소협력업체의 애로를 해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김윤 삼양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11년 3월 회장단 회의 참석 이후 2년 만에,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장단 회의 이후 6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정홍원 국무총리가 회장단 회의가 열린 롯데호텔을 찾아 만찬을 함께 하며 재계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힘썼다.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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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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