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그 대안이 모색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개발사들과 이용자들이 점점 ‘탈 카카오’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조심스레 낸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의 위상은 대단하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상위 10개 어플 중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게임이 무려 8개를 차지하고 있다.
◇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자료제공=구글)
실제 '애니팡',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 등 하루 수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성공작들의 등장으로 개발사들은 앞다퉈 입점을 모색했으며, 벤처업계에서는 반농담으로 “제휴 계약서만 있으면 언제든지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은 다르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열기가 뚜렷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카카오 게임하기 내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제휴를 맺어도 과실을 맛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결국 대박을 치는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고, 나머지 수백개 게임은 본전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또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실제 개발사들에게 떨어지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수익분배는 기본적으로 결제액의 30%를 오픈마켓에 지급하고, 또 다시 30%를 카카오에 떼어주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절반도 가져가지 못하는 셈이다.
이용자 선호 게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짚어볼 만하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된 게임은 대부분 캐쥬얼게임으로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으며, 지인끼리 경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가벼운 만큼 콘텐츠 소비가 빠르고 게임 수명주기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게임사들이 조금씩 사업전략을 바꾸는 분위기다.
우선 캐주얼이 아닌 작품성 있는 미드, 하드게임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최근 IR발표회에서 “우리 전략은 기본적으로 온라인게임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세대 통신망이 보급되고 디바이스 성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선호 장르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 겅호온라인 '퍼즐앤드래곤즈' (자료제공=네오싸이언)
또 모든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는 데 목을 메는 경향도 조금씩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액토즈소프트(052790) ‘밀리언아서’, 겅호온라인 ‘퍼즐앤드래곤’,
NHN(035420) 한게임 ‘피쉬아일랜드’ 등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지 않아도 대박을 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트래픽 측면에서 카카오 게임하기의 성숙화가 예상된다”며 “개발사들은 마케팅 역량을 향상시키는 한편 해외시장을 노리는 쪽으로 ‘포스트 카카오’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